낯 뜨거운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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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자기가 그린 그림을 스스로 칭찬한다.’ 자화자찬(自畵自讚)을 직역한 것이다. 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자랑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자신이 이룬 성과나 업적에 자부심을 갖는 것을 뭐라 할 수 없지만 정도가 심해 자기중심적 사고와 독단으로 이어져 자신의 실수나 잘못마저 합리화할 경우 타인들을 아주 힘들게 한다. 정신분석가들은 자화자찬이 심한 사람들은 자기애(自己愛)가 강하고, 자아도취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자기애가 강한 성격이나 행동을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청년 ‘나르키소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한 나머지 물에 빠져 수선화가 됐다는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말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능력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자신이 하는 일과 행동이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세세하게 분석해 실행에 옮기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얼마든지 환영받을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과오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 최고로 여기거나, 남의 처지나 입장 고려 없이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좌지우지한다면 불행한 일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자기 자신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해 지나친 애정을 갖고 집착을 하는 ‘집단적 나르시시즘’은 더 큰 위험성을 내포한다.

▲최근 들어 문재인 정부의 자화자찬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 기록을 연이어 갱신하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은 4단계 2주 연장, 그 외 지역은 3단계(일부 지자체는 4단계)로 격상시키며 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백신 예약 중단 사태에 대해서도 사과를 한 바 있어 하늘을 찌르던 K-방역에 대한 자화자찬이 빛이 바랬다.

청해부대 장병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후 국방부의 자화자찬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우리 군사 외교력이 빛을 발휘한 사례’, ‘최초의 해외 긴급 의무 후송 작전’, ‘최단 기간 임무 달성’이라며 자랑질을 한 것이다.

압권은 박수현 대통령 국민소통수석이다. 그는 “정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지금 우리가 비행기 2대를 보내서 다 후송을 했지 않습니까”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공중 급유 수송기를 급파하라고 지시를 하셨다”며 문비어천가를 불렀다.

참으로 낯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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