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Heat D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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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최근 ‘열돔(Heat Dome) 현상’이라는 용어가 회자된다. 정식 기상학 용어는 아니어서 예보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아직 열돔의 발생 원인이나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언제, 어디서 나타나고 사라질지 예측불허다.

열돔 현상은 뜨겁게 달궈진 공기 덩어리가 반구 형태의 지붕에 갇혀 더위가 심해지는 걸 말한다. 경기가 열리는 돔 경기장에 뜨거운 공기가 가득 차면서 운동장이 찜통이 됐다고 보면 된다. 미국과 아시아 등 중위도 나라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 현상이 생기면 예년보다 5∼10도 이상 고온이 계속되면서 폭염을 불러온다. 이런 이유로 기상학자들은 열돔 현상의 원리를 압력밥솥에 빗대기도 한다. 우리가 여름철마다 접하는 가마솥더위의 가마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 한 달간 미국과 캐나다 서부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40∼50도에 이르는 폭염이 진행 중이다. 미국 데스밸리 국립공원은 낮 최고기온이 56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원인 또한 열돔 현상으로 지목된다.

캐나다 서부연안의 몇몇 주는 여름철에도 선선해 에어컨 없이 지내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며 수백 명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평소 폭염이 흔치 않은 곳이라 미처 대비하지 못한 주민들의 희생이 크다고 한다. 이제 폭염은 중부 유럽과 시베리아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폭염은 기후이변이 없다면 수만 년에 한 번 일어날 만한 일이지만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매년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올해 우리나라의 찜통더위 역시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겹치면서 발생한 열돔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다.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한 2018년에 맞먹는 역대급 폭염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제 폭염은 예고된 위협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지구적인 폭염으로 대규모 참사가 닥칠 수 있다는 기후변화위원회(IPCC)의 경고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대도시가 가장 큰 희생양이 될 거라고 했다.

폭염은 국가가 예보부터 피해 복구까지 챙겨야 하는 법정재난에 해당한다. 올해도 역대급 폭염이라니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듯하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경보시스템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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