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독자 출마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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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 회견에서 했던 말이다. 대선 포기로 서울시장 선거에 배수진을 쳤다.

당시 안 대표의 승부수에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권 연대로 정권교체를 이루자”며 환영한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끊임없이 말을 바꾸고 선거마다 출마하는 정치인”이라며 “과정과 결과가 어떻든 다음 대선에 또 나올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내년 대선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야권 통합이 지지부진한 채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국민의당은 자신들과 통합 없이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주지시키려고 안 대표의 대선 독자 출마 카드까지 내비치고 있다.

촛불혁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속에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1.08%로 당선됐다. 산술적으로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4.03%)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1.41%)의 득표율을 합한 것보다 낮았다. 캐스팅보트로서 안 대표가 중요한 이유다.

물론 내년 대선 지형은 19대 대선 때와는 크게 다르다. 그렇더라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접전을 벌일 때 안 대표의 독자 출마는 야권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안 대표의 독자 출마 카드는 국민의힘을 압박하겠다는 의도겠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명분에 있어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우선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

또한 안 대표가 독자 출마할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의 각축전에서 3위야 차지할 수 있겠지만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독자 출마를 강행한다면 야권 통합과 대선 불출마라는 대국민 약속을 스스로 깨면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중도·보수층의 기대를 짓뭉개버리는 꼴이 된다. 또한 정권교체가 실패할 경우 그 책임도 온전히 안 대표가 져야 한다.

손자병법은 ‘군대가 전투에 임해 사소한 이익이나 다툰다면 승리는 물 건너간다’고 가르친다.

명분을 잃지 않고 이길 수 있는 길인지 무엇인지 숙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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