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시지리인화복(天時地利人禍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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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세상에는 뭐니뭐니 해도 복이 있어야 산다는 말이 있다. 노력만으로 잘 살수만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을 누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사는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와 같은 재앙을 만나게 되면 힘없는 서민들은 더욱 대책 없이 힘들다. 오죽하면 부처님도 세상을 사바(Savha)세계라 하여 고해(苦 海)라고 불렀겠는가?

그럼 왜 세상은 이렇게 ‘괴로움의 바다’가 됐을까? 그것을 일러 불가(佛家)에서는 네 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곧 사성제(四聖諦)라고 하는데 고집멸도(苦集滅道)라고 한다. 모든 우리 인생의 괴로움은 집착이 모여져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럼 그 집착의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다섯 가지 오욕락(五慾樂)이 그것이다. 첫째 재물욕, 둘째 색욕, 셋째 식욕, 넷째 명예욕, 다섯째 수면욕을 말한다.

사람이 누구나 이런 욕망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욕구가 지나쳐 과욕(過慾)이 문제다. 과욕은 언제나 괴로움과 재앙을 부른다. 그러므로 평소 일상생활에서 지나친 욕심을 삼가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이런 훈련법의 하나로 ‘3단수행’을 권하고 싶다. 1단은 몸수행인데 ‘몸가짐을 서둘지 말고 천천히’ 해야 한다. 특히 현대인의 관심사는 웰리스(건강+행복)이다.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행복하려면 적당한 운동과 식습관을 잘 길러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 이것을 나는 조신(操身)이라 부른다. ‘조심(操心)’이라는 말은 귀가 아프도록 들었지만 몸을 삼가는 ‘조신’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2단 수행은 구업(口業)인데 ‘입관리’를 뜻한다. 적당히 먹고 적당히 말하는 훈련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구시화문(口是禍門) 곧 ‘입은 재앙의 문이다.’ 말은 삼가고 먹는 것도 소식(小食)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할까말까하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조금 섭섭할 때 숟가락을 놓는 ‘입관리’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행복해 진다.

다음으로 3단 수행은 의업(意業)으로서 ‘생각의 관리’이다. 파스칼은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 하였으며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했다. 또한 로댕은 “생각하는 사람”을 조각하여 세계적인 예술가로 이름을 남겼다. 생각(生覺)은 문자 그대로 ‘깨달음’이다. 따라서 생각 없이 사는 사람보다 ‘생각있게 사는 사람’이 훨씬 아름다운 삶을 산다. 이는 마치 집짓는 목수가 설계도를 손에 들고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나는 이 시대의 트렌드인 ‘웰리스(健幸)’를 위해서 위에 제시한 ‘3단수행’을 강력히 추천한다. ‘몸수행’과 ‘입수행’ 그리고 ‘생각의 수행’은 보다나은 우리 인생의 바로미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건강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다.

끝으로 천시지리인화복(天時地利人禍福)이라는 나의 한시(漢詩) 한 구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늘은 때를, 땅은 이로움을, 사람은 재앙과 복을 준다.” 그러므로 우리가 복을 받으려면 사람에게 잘 해야 복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은 스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의해서 살려지는 것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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