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예방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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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봉, 한국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제주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리고,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질병관리청 온열질환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가 1092명에 달했고,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무려 17명이나 됐습니다. 제주도는 전국에서 인구 대비 온열질환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 몸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주 더운 환경에 계속 노출이 되거나, 무더운 여름 날씨에 장기간 노출되면 시스템에 스트레스가 가해집니다.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할 정도의 상황이 됐을 때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통칭해서 온열질환이라고 합니다.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열사병 등이 있으며, 열탈진이 가장 흔하고 열사병이 가장 위험합니다.

열사병은 고열과 중추신경계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고열이 나며 평소와 다른 이상한 소리를 한다거나, 흥분 상태를 보인다거나, 묻는 말이나 자극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게 됩니다.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열사병 환자는 숨이 가빠보이고 몸이 뜨거운데 땀이 나지 않는데요. 이런 경우 빠른 응급조치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위험 상황을 예방하려면 초기에 나타나는 경미한 증상을 잘 포착해서 주의 깊게 인지하고 대처하고, 고위험군에 대해 예방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여름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머리가 띵하고 아프거나 어지럽고 약간의 두통이 생길 때가 많은데, 이런 증상이 온열질환의 초기 증상입니다. 심해지면 땀이 많이 나면서 무력감, 피로감, 토할 것 같은 느낌, 복통, 구토, 심한 두통 같은 신체 증상이 발생합니다. 이 경우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그늘이나 시원한 곳에서 수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추가로 이온음료나 염분 섭취 등으로 조치를 취해 준다면 30~1시간 정도 후에 회복될 수 있습니다. 회복됐다고 해서 처음과 같은 환경, 강도로 활동하면 처음보다 더 급속히 위험해질 수 있으니 주의합니다.

온열질환은 4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또 아주 어리거나,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해서 무더운 환경에서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경우에도 위험합니다. 주변에 고위험군이 있다면, 평소보다 더 자주 상태를 확인해서 무더운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울러 온열질환의 예방을 위해 아주 더운 시간, 특히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땀이 나는 활동은 피해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수시로 휴식을 취하면서 물이나 이온음료를 섭취해 줍니다. 가능하면 21조로 활동하고, 혼자 있게 되면 상태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어디서 무엇을 할 예정인지 말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만약 주변에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가능한 그늘지고 시원한 곳으로 환자를 옮기고, 환자 상태에 따라 앉거나 눕혀 준 다음 옷을 헐렁하게 한 상태로 조금씩 물을 마시게 해줍니다. 혹시 물을 흘리거나 삼키기 못한다면 억지로 마시게 해서는 안 됩니다.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간단한 질문을 해보면 좋은데, 답이 느리거나 없거나 헛소리를 하면 상태가 나쁜 것이므로 바로 119를 부르고, 지시에 따라 응급처치를 실시합니다. 머리, 이마, 목 등 노출된 신체 부위를 물수건으로 닦고 부채, 선풍기 등으로 물기를 말려 주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구토를 한다면 옆으로 눕게 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해줍니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올 여름은 더 덥고 답답하게만 느껴지는데요. 실제로 마스크 착용이 호흡을 통한 열 조절을 방해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한 경우에 온열질환자가 3배가량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만이 방법인 만큼, 다수의 사람이 있다면 마스크 착용은 꼭 필요합니다. 온열질환은 더운 환경에 대한 충분한 주의 및 예방수칙 준수로 극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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