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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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림, 대림외과의원 원장

하루는 친척 되시는 여성분이 병원을 방문하였다. 병력을 듣고 진찰해보니 서혜탈장이었다. 사타구니 부위라서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고 고민하다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수술하면 금세 좋아지고 쉽게 낫는 병이니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수술을 받기를 권하였다. 외과에서 흔히 하는 수술 중 하나가 탈장 수술인 것이다.

탈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본적인 해부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위, 소장, 대장, 간 등을 포함하는 복부 장기는 복강이라는 공간에 들어있고, 이들 장기를 전체로 담고 있는 것이 복막이라는 그릇이다. 복막 위로 여러 가지 근육층이 둘러싸고 있으며, 다시 그 위를 피하조직과 피부가 덮게 된다. 그래서 복강 내 장기들이 복강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되어 안전해진다. 만약에, 둥그런 복막이 사타구니 부위에서 막대풍선처럼 고환 위치까지 내려와 있다고 가정하고 일어서서 배에 힘을 주게 되면, 막대풍선 자리로 장이 따라 내려오게 된다. 또는 수술이나 사고 또는 선천적으로 위에 말한 근육층에 결손이 생겼다면, 마찬가지로 복압이 올라가면서 결손 부위를 통하여 장이 들락거릴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탈장이란 우리 신체의 구조적 결함인 셈이다.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소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예를 들면, 천식 환자나 역도 선수 등)에서 쉽게 생기게 되는 것이다.

고환은 원래 태생기에는 등 뒤쪽에 있다가 성장과 더불어 점차 아래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 때 복막도 함께 따라 내려와서 지금의 고환 위치까지 존재하게 되고, 이것은 대부분 쭈그러든 풍선처럼 흔적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 흔적이 열려서 주머니 형태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열린 주머니 형태에서 생기는 탈장이 가장 흔한 간접 사타구니 탈장(서혜탈장)이다. 이 외에도 복강경 수술이나 개복 수술 후 감염 등으로 근육층의 결손으로 인해 생기는 반흔 탈장이 있으며, 배꼽 부위의 근육층 결손으로 생기는 배꼽 탈장도 있다. 위에 말한 탈장 부위를 통하여 장이 들락거리는 현상이 탈장이고, 탈장 증상으로 사타구니 부위나 결손 부위를 통하여, 복압이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나왔다가, 드러눕거나 복압이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주 증상이 된다. 장이 들락거리는 상황에서는 불편한 것 외로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막대풍선처럼 길쭉한 곳으로 장이 빠져나갔다가 갇혀버려서 복원이 안 되면 응급 상황이 되어 서둘러 수술을 받아야 한다.

진단은 위에 언급한 병력과 진찰만으로도 쉽게 진단이 내려지며, 확진을 위해서 일부 초음파 검사를 추가하기도 한다. 탈장은 결국 신체의 구조적인 질환이므로 가급적 일찍 수술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 받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탈장 구멍이 커지고 심해져서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지고, 수술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수술은 막대풍선의 경우는 풍선 시작 부위를 묶어줌으로써, 근육층 결손의 경우는 결손부위를 복원함으로써 완료된다.

환자의 상태가 좋을 때에 수술 전 준비를 잘 하여서 수술을 받는다면 쉽게 나을 수 있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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