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난 것은 반드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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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대자연의 원리는 그 중심에 생자필멸(生者必滅)의 법칙이 자리 잡고 있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것들은 사라진다는 것을 전제로 생겨났다. 그 어떤 것도 생명을 부여받고 이 땅에 온 것들은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인간은 생로병사(生老病死)로, 자연의 만물은 성주괴공(成住壞空)의 법칙을 따르며 심지어 우리들의 정신적인 생각도 생주이멸(生住離滅)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그대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변화하면서 사라진다.

나는 지금 병상(病床)에서 이 글을 쓴다. 얼마 전에 예초기 작업을 하다가 돌이 튀어 다리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는데 그것이 그만 덧이 나버린 것이다. 한 때 젊은 시절 합기도 관장을 지낸 바 있고 차력술까지 습득한 근육질의 몸과 막강한 체력을 소유했었지만 역시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수 십 여년의 세월이 지나고 보니 다리도 후들거리고 팔 힘도 자신감을 잃은 지 오래다. 불가(佛家)의 삼법인(三法印)의 말씀처럼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집착하지 말라. 집착하면 괴로움이다.”라는 말은 진리이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농경사회와 산업사회, 그리고 정보화사회’를 피력했는데 그럼 21c. 제4의 물결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제4의 물결은 한 가지가 아니라 세 가지다. 곧 ‘변화(Change)’와 ‘소통(Communication)’과 ‘융합(Collaboration)의 시대’가 그것이다. 이를 나는 ‘3C’라 부른다. 세상은 요즘 엄청난 변화와 소통과 융합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물결을 거부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변화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소통 역시 자신을 변화시켜 상대에게 맞추는 것이며 융합의 의미도 먼저 자신의 태도를 변화시켜 상대와 하나 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그리 생각처럼 녹록하지 않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거북이는 처음부터 토끼를 이길 생각이 없었다. 오직 “내가 과연 저 산의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자신에 대한 도전정신이었다.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아주 귀한 변화이다. 봄이 떠나야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듯이 사라지는 것은 돌아온다는 귀환(歸還)의 약속이다. 계란도 남이 터뜨리면 후라이이지만 스스로 깨면 병아리가 된다. 이처럼 변화는 또 다른 탄생이다. 이 시대의 트렌드는 웰니스(wellness)이다. 웰니스는 건강과 행복을 의미한다. 100세 장수시대에 매우 걸맞은 트렌드이다. 유병장수(有病長壽)보다 무병장수(無病長壽)를 해야 의미가 있다. 오복(五福)가운데도 수복(壽福)이 으뜸임을 생각할 때 일단 살 만큼은 살아야 한다.

아무리 재복(財福)이 많아 부자로 살았을지라도 단명(短命)하여 일찍 세상을 뜬다면 결코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세상에 태어난 모든 것들은 사라짐으로 위대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이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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