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6주년 특집] 제주, 민간 우주개발·연구 거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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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제주에서 과학로켓 개발 시험 계획...항공로 등 최적지
제주도, 민간 주도 우주발사·연구 추진하는 우주센터 육성 전략
시험발사체가 발사되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시험발사체가 발사되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국가위성운영센터와 함께 제주에서 주목 받고 있는 우주산업은 민간 주도 우주개발 사업이다.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의 과학로켓 제주 발사 실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학로켓 발사 실험=제주도와 카이스트는 지난 7월 제주에서 우주개발 관련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카이스트와 제주도는 과학로켓 개발, 시험·지역 교육, 우주산업 육성 등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과학 로켓 시험 발사 관련 사업, 과학로켓 시험 발사를 통한 과학대중화 사업 및 산업육성 정책 발굴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카이스트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기념 로켓을 제주에서 발사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협약에 참석한 이승섭 카이스트 교학부총장은 “제주도와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시대를 선도하고 창업 육성과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 제주도와 협력을 통해 과학로켓 실험 등 과학 대중화 사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이스트와 함께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이번 발사는 길이 3m, 직경 20㎝의 액체 추진 로켓을 탄도 비행하는 시험 발사다.

페리지항공우주는 “작지만 이 발사체에는 고효율 액체 추진기관, 초소형 항법 컴퓨터, 원격 비행종단장치, 발사체 회수 장치, 추진제 공급계 등 보다 큰 발사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핵심 구성 요소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1992년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카이스트는 국내 항공우주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50주년 기념로켓은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교수들이 함께 개발하는 과학로켓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이다.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발사체를 필두로 엔진 성능 개선, 동체 구조중량 개선 등 추가적인 연구를 수행해 향후에는 성능이 더 개선된 발사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우수한 항공우주 인재를 육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 제주인가=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내륙은 민간 공항과 군사 기지들이 자리하고 있어 우주 발사체를 발사하기 위한 공역을 지정하기가 어렵다. 

발사체는 위로도 올라가지만 안전을 위해 비행경로를 설정해 수평으로도 비행 거리가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비행 경로상에 다른 비행체가 있지 않도록 공역을 임시로 제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내륙 지역들은 모두 공항이나 군 시설들이 공역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발사체가 날아가기 위한 하늘 길을 내기가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에서 이런 문제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곳이 제주도인 것이다. 특히 남해상으로도 길이 열려 있기 때문에 우주까지도 발사가 가능하다.

제주도는 현재 민간위성 로켓발사체 시험발사를 위한 최적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민간 우주개발 거점으로=국내 우주기업들은 시험발사체를 실험할 장소를 찾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남 고흥에 나로우주센터가 있지만 현재 민간기업을 사용할 수 없다.

세계 우주산업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국내 우주산업은 손발이 묶여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우주발사장의 최적의 장소 중 하나로 제주를 꼽고 있다. 뛰어난 자연환경을 가진 제주는 지리적 여건, 시험 발사에서 고려해야 하는 항공로, 비행제한구역, 훈련구역, 군작전구역, 관제권 등을 여러 가지 요건에 충족할 수 있다. 카이스트가 로켓 시험 발사 장소로 제주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박찬혁 제주도 스마트시티팀장은  “미국 케네디, 일본 다네가시마, 뉴질랜드 마히아, 중국 완장 등 세계적인 우주센터들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지역에 설치, 시민들에게 개방돼 최고의 볼거리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카이스트 기념 로켓 시험발사를 기점으로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나로우주센터와 다르게 민간 주도의 우주발사와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우주센터를 육성해 나간다는 목표다.

*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Perigee Aerospace Inc.)는 대전에 위치한 항공우주 스타트업이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로켓 연구를 하던 사람들이 창업한 민간 우주로켓 개발기업으로, 미국 스페이스X처럼 고효율의 메탄 기반 액체 우주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페리지는 50㎏의 인공위성을 500㎞ 태양동기궤도까지 수송할 수 있는 초소형 우주발사체 ‘Blue Whale 1’(블루웨일 1)을 개발하고 있다. BW1은 완성되면 위성을 우주로 수송할 수 있는 세계 최소형 발사체가 된다. 페리지는 내년부터 시험 발사체 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발사되는 발사체 내부에 들어가는 추진기관과 시스템 제작, 조립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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