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삼별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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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굼지오름(파군봉·제주시 애월읍)
바굼지오름 탐방로 초입에 있는 월영사. 이 사찰 주차장이 탐방의 시작점이다.

오름의 모양새가 바굼지(바구니의 제주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바굼지오름.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 위치한 바굼지오름은 파군봉(破軍峰)으로도 불린다.

고려말, 원나라에 끝까지 항거하며 제주로 내려온 삼별초 군과 여몽(麗蒙) 연합군의 격전지로, 여몽 연합군이 삼별초 군을 격파시킨 곳이라 해서 파군봉이라고 한다.

피눈물이 서린, 우리의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오름이다.

하귀리 아파트 단지 인근의 제주특별자치도립제주예술단 건물 옆 작은 길로 오르다 보면 월영사라는 사찰이 눈에 들어온다. 이 사찰 주차장이 바굼지오름 탐방의 시작점이다.

주차 후 사찰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오른쪽으로 향하면 바로 바굼지오름의 탐방로 초입이다.

별도의 산책로나 탐방로가 뚜렷하지 않다. 다만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남긴 흔적만 있을 뿐이다.

첫걸음부터 급경사다. 하지만 밧줄이 놓여 있다. 비록 허접한 동아줄이지만 비가 내려 바닥이 미끄러운 날에는 큰 도움이 될 듯싶다.

바굼지오름은 표고 85m에 비고가 50m의 높지 않은 오름이어서 몇 걸음 오르면 경사는 끝이다.

정상 능선이 활처럼 길게 뻗어 있다, 여러 가지 물건을 담는 바구니 모양이라기보다는 커다란 새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흡사하다.

산체 전체가 소나무 숲이며 동서로 길게 뻗어 있고 남북사면은 다소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다.

동서 방향으로 길게 뻗은 능선을 걷다 보면 다른 오름과 달리 바위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 바위들은 단단한 바위가 아닌 흙이 뭉쳐져 바위가 된 듯,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계속 걸음을 옮기면서 서쪽으로 내려가니 넓은 벌판에 다양한 체력단련 기구들이 설치돼 있어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바굼지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바굼지오름은 탐방하기에 험하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주민들의 산책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바굼지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바굼지오름은 탐방하기에 험하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주민들의 산책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바굼지오름은 탐방하기에 그리 험하지 않고 시간적 측면에서도 20분 안팎인데다 각종 운동기구도 마련돼 있어 인근 주민들의 산책 및 운동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삼별초 군이 애월읍에 진지를 구축한 탓에 애월지역에는 삼별초와 관련된 오름들이 많다.

애월읍 광령리 한라산 깊은 원시림 속에 있는 붉은오름.

이 오름에서 몽골군과의 전투에서 죽은 병사들의 피가 오름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고 해서 붉은오름이라는 이름이 부여됐다.

그리고 붉은오름 바로 옆에는 살핀오름이 있다. 붉은오름에서 몽골군과의 마지막 항전을 준비던 삼별초 군이 이 오름에서 몽골군의 동태를 살폈다고 해서 살핀오름이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몽골군에게는 승리의 파군봉(破軍峰), 삼별초 군에는 한 맺힌 패전의 장인 바굼지오름. 탐방으로서의 멋은 없지만 그래도 한번은 가 볼 만한 오름이다.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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