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6주년 특집] 성인지 감수성 키우기 위한 의무 교육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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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한 마을 만들기
⑶앞으로의 과제
성평등 표준안 도입 추진 3년…마을 선정조차 어려운 상황
성차별 인식 뿌리박혀 있어 공감하면서도 도입은 망설여
‘좋은 정책’ 평가에도 한계 봉착…낡은 인식 개선 우선돼야

도내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는 얼마나 반영될까. 여성들은 밭일을 도맡아 하면서 가정 내 돌봄을 책임지는 동시에 농촌의 대소사까지 챙겨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짐에도 마을의 주요 결정을 내릴 때 권리를 행사하기는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최근 마을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여성들의 고정적인 역할은 던져버리고, 의사 결정에 있어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성평등 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본지는 창간 76주년을 맞아 제주가 성평등한 마을로 변화하는 모습을 짚어본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제주여성의 현 주소 성평등한 마을로 변화하는 지역들 앞으로의 과제. 편집자주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성평등 표준안이 마련돼 시범 사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지만 이() 단위 172개 마을이 이 규약을 다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본지가 창간 76주년을 맞아 성평등 마을로 변화하는 지역을 살펴본 결과 교육과 훈련으로 성평등 개념 정리가 우선순위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평등 실현하는 지역들에 이어

행복한 공동체 삶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현 주소는

본격적인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이 시작되기 전 성평등 표준안이 마련됐다.

마을규약에 성평등 내용을 반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의 참여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성들이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고 마을 내 논의 과정에 함께 참여해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게 가장 큰 목적이다.

2019년부터 총 8개 마을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3년차를 맞은 올해는 마을 선정조차 쉽지 않다.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을 이끌어가는 강순희 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 정책위원장은 올해 5개 마을을 선정해야 하는데 실제 2개 마을 밖에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수많은 마을을 찾아가 얘기를 나눠보면 공감은 하면서도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아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전국 최초로 성평등 마을규약이 만들어진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3리를 방문해 현진희 부녀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비슷했다.

현 회장은 성평등 인식이 있어야 받아들여질 수 있다“‘여자들이 뭘 하겠어’, ‘여성 이장은 절대 안된다등의 의식이 저변에 있다. 여성이 발언 기회를 달라고 하거나 권리를 주장하면 미운털이 박힌다는 생각 때문에 사업 확장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제주의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지난해에는 23회 상호 존중하는 좋은 경영대상에서 좋은 정책으로 평가받고 수상하는 등 우수사례로 인정받고 있지만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이에 시범 마을로 선정된 8개 지역에서는 성평등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진희 회장은 마을회가 어떻게 하면 성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고뇌가 필요하다여성들의 주체 의식을 높이고, 가정과 마을에서 남녀 차별이 불편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 의무적인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여성들은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통해 마을과 가정에 억눌려 있던 성차별적 요소들을 깨우쳤다고 말했다.

영화 관람을 통해서는 성평등의 의미와 돌봄을 오로지 여성들에게만 책임지게 하는 문제점 등을 인식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낯설고 불편한 교육이 관습을 깨는 밑거름이 된 셈이다. <>


성평등은 지속가능 사회 발전 위해 꼭 필요

이현숙 제주도 성평등정책관

정책 문제 분석 후 전환해야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갖고 주도적인 삶의 주체로 살아가야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공동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일까.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현숙 제주특별자치도 성평등정책관(사진)오랜 세월 유지돼 온 마을 규약을 비롯해 관습이나 생각을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렵다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 회의 등도 이뤄지기 어려워 성평등 마을 확산 성과가 바로바로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변화와 어려움 등을 정리·분석하고 보다 더 확산할 수 있는 사업 형태로 전환도 모색해야 할 것 같다최근 재구성돼 교육을 마친 여성친화도시 도민참여단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제주지역 성평등한 마을 공동체 활성화 방안: 성평등 규약 시범마을을 중심으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도출된 정책 과제가 사업에 반영될 수 있을지 있을지 주목된다.

이현숙 정책관은 마을이 입을 모아 얘기한 교육의 중요성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정책관은 세대와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성평등 교육을 연구하고 진행할 허브인 제주양성평등교육센터가 지난해 9월부터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평등은 누군가의 것을 뺏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위한 교육, 정책, 사업이 필요하다. 제주도성평등정책관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이 확대되기 위한 부서 간 협업도 강조했다.

이 정책관은 부서장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각 부서장을 양성평등담당관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양성평등담당관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성평등 정책권고제를 활용하는 한편 농축산식품국 친환경농업정책과, 보건복지여성국 여성가족청소년과, 특별자치행정국 자치행정과와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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