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누렇게 변하는 ‘황화’에 병충해까지
마늘 누렇게 변하는 ‘황화’에 병충해까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대정·안덕지역 중심 상당 면적 피해
10월 고온으로 뿌리 손상 양분·수분 흡수 못해
황화 현상 피해를 입은 마늘(사진 왼쪽)과 정상적으로 성장한 마늘(사진 오른쪽).
황화 현상 피해를 입은 마늘(사진 왼쪽)과 정상적으로 성장한 마늘(사진 오른쪽).

제주 마늘 최대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을 중심으로 마늘이 누렇게 말라붙는 ‘황화’ 현상과 함께 병충해 피해가 발생하면서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7일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에 위치한 마늘밭. 푸르게 물들어야 할 마늘잎이 누렇게 말라붙어 밭 전체가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말라 죽은 마늘을 뽑아보니 제대로 자란 마늘에 비해 뿌리가 부실하고 알도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

20년째 대정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대성씨(59)는 “이처럼 대규모로 이상이 생긴 것은 처음 본다”며 “일부 밭에는 죽은 마늘을 모두 뽑아내고 새로 심었지만 싹이 제대로 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물도 열심히 주고 약도 뿌리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나중에 수확한다 해도 큰 손해를 볼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안덕면 사계리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허기석씨(70)씨 역시 “가뜩이나 인건비와 비료값 등이 올라 농사짓기 어려운데 마늘에도 문제가 발생하니 올해는 농사를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제주서부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현재 서귀포시 대정읍과 안덕면 등 제주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마늘 주산지인 대정의 경우 마늘 농가의 30%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기술원은 올해 10월 중순까지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높은 온도에 뿌리에 손상을 입은 마늘이 양분과 수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황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화 현상으로 약해진 마늘을 중심으로 최근 흑색썩음균핵병과 뿌리응애 등의 병충해까지 퍼지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피해를 막기 위해 뿌리를 키우는 발근제 등의 약품과 함께 토양 내 병원균을 잡기 위한 농약을 적극 살포해야 한다며 현장지도에 나서고 있지만 농가에서는 비용부담으로 인해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조사와 농가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피해 현황과 문제점 등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지원방안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잎이 누렇게 말라붙는 황화 현상이 나타난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마늘밭.
잎이 누렇게 말라붙는 황화 현상이 나타난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마늘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