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쏘아 올린 우주산업
제주에서 쏘아 올린 우주산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강재병 정치부장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지난 21일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완벽한 성공은 아니라고 해도 우리 국민 누구도 실패라고 하지 않는다. 모든 국민들의 가슴에 벅찬 감동을 남겼다. 해외에서도 한국 최초의 자체 개발 로켓으로 미래 인공위성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우주항공산업과 함께 제주에서 시작되고 있는 우주산업에도 이목이 쏠린다. “제주에서 우주산업이라고?”라는 의문을 던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의 우주산업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구좌읍 덕천리에 들어서는 국가위성운영센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설립하고 있는 국가위성운영센터는 우리나라의 각종 위성들을 통합 관리·운영하게 될 전문시설이다.

국내에서는 아리랑위성과 천리안위성 등이 운영되고 있고, 현재 항우연 대전 본원에서 관리된다. 항우연에 따르면 2030년까지 70기가 넘는 각종 국가위성이 운영될 예정인데 대전에서는 이를 모두 관리할 수 없어 새로운 시설이 필요했고, 최적지로 제주가 결정된 것이다.

제주는 위성 데이터를 수신, 처리할 수 있는 최적의 지리적·환경적 요건을 갖췄다. 국가위성운영센터는 내년 말쯤 운영을 시작할 예정으로, 70기 이상의 위성을 운영·관리할 시설, 설비, 인력이 확충되고, 항우연과 같이 일하는 외부 업체도 제주에 이전한다.

제주도는 국가 우주산업 유치, 홍보관 운영, 관광·교육프로그램, 지역경제 활성화, 인재 육성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과학로켓 제주 발사 실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발사는 길이 3m, 직경 20㎝의 액체 추진 로켓을 탄도 비행하는 실험이다. 소형 발사체지만 고효율 액체 추진기관, 초소형 항법 컴퓨터, 원격 비행종단장치, 발사체 회수 장치, 추진제 공급계 등 보다 큰 발사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핵심 구성 요소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발사 지역으로 한경면 용수리가 결정됐다. 연구진들은 용수리 현지에 상주하면서 올해 내 발사를 위한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카이스트 개교 50주년 로켓은 재학 중인 학생들과 교수들이 함께 개발하는 과학로켓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이다. 우리나라의 우주 인재들이 제주에서 꿈을 쏘아 올리는 것이다.

과학로켓 발사가 주목 받고 있는 민간 주도 우주산업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이 확산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민간 우주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민간 발사체를 발사하거나 실험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제주가 최적지라는 평가다.

제주도는 카이스트 과학로켓 시험발사를 기점으로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나로우주센터와 다르게 민간 주도의 우주발사와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우주센터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제주의 우주산업이 가능성을 키우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수용성이다. 누리호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당초 정부는 우주센터의 1순위 후보지로 제주를 선택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고흥군 외나로도로 장소가 변경됐다.

우주산업과 관련해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도민들이 우려하는 사안을 충분히 해소하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제주지역 사회에서도 제주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