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에서 기업가로...재외 제주인 화합에 온힘
금융인에서 기업가로...재외 제주인 화합에 온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10) 신현기 전 서울제주도민회장
한국은행서 IMF 구제금융 당시 통화안정증권 등 업무 맡아
중소기업 연이어 창업하며 경영인 변신...직원들에게 양도
재외 도민회 화합과 소통에 헌신...참여 유도와 조직 활성화 노력
신현기 전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 회장이 서울제주도민회관에서 제주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신현기 전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 회장이 서울제주도민회관에서 제주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우리는 모두 제주인이다. 항상 고향 제주와 도민회의 미래 발전을 견인하는 주역이 되시길 소망한다.”

신현기 전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 회장(72)은 늘 재외제주도민들에게 이같이 말하면서 책임있는 자리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해왔다. 지난해 회장직을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제주인의 화합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금융인으로 직장의 첫 걸음을 내디뎌 한국은행 국고증권과장을 역임했다. 중소기업 경영인으로의 변신에도 성공하기도 했다.

 

힘들었던 학창 시절

신현기 전 서울제주도민회장은 1949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다소 유복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첫돌을 넘기기 전 부친이 세상을 떠나면서 가세가 기울어졌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성장했다.

김녕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후 제주제일고에 입학하면서 제주시로 옮겼다.

신 전 회장은 어릴적부터 경찰 간부가 꿈이었다. 대학 진학도 경찰행정학과를 목표로 했지만 어려운 가정 사정으로 포기하고 군에 입대했다.

금융인의 길과 학구열

군 제대 후 인생 진로를 고민하던 중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금융인이 되려고 취업을 준비하게 됐다.

1975년 우연한 기회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행원 모집 공고를 보면서 입행시험에 도전,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면서 늦었지만 다시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고등학교 졸업 11년이 지난 1980년 경희대 정경대학 회계학부에 입학했다.

그후 국문학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에 입학, 3년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재직 기간 잊을 수 없는 기억은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시기이다. 외환 위기 당시 금융기관 대상 긴급자금여신 공여와 통화안정증권 일반 매출 업무 수행을 위해 정신 없이 일해야했다. 휴가를 사용할 엄두도 못냈고, 밤잠도 없이 새벽 5시까지 근무할 때가 많았다. 당시 기억은 퇴직 후인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을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여기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인으로의 도전

한국은행에서 정년을 10년 남겨놓은 시기 새로운 인생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커졌다. 결국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퇴직 후 한 중소기업 대표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도움을 요청하자 사기업에 몸을 담게 됐다.

하지만 그 회사는 부도가 났고, 직원들도 힘들어했다. 결국 새로운 회사를 창업해서 그 회사를 이어가기로 마음먹으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2000년 인하테크를 설립했다. 초기에는 직원 20여 명, 연 매출 20억원이었다. 다행히 믿음을 심어주었고, 연 매출 13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012년 기업이 안정되자 전문경영인에게 기업을 인계하고, 다시 창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지금도 인하테크는 강원도 원주 문막에서 기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그가 한국은행 인천본부 재직 당시 중소기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기업실태를 접해본 게 도움이 됐다.

2014년 다시 창업한 회사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비엘에스. 연매출 10억원대이다. 최근에는 그동안 종사했던 직원들에게 기업을 양도해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9년 제28회 서울제주도민의 날 대회장으로 대회사를 하는 장면.
2019년 제28회 서울제주도민의 날 대회장으로 대회사를 하는 장면.

재외 제주도민 봉사의 길

그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재외 제주도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봉사의 길을 걷고자 했다.

재인천제주도민회 회장, 재외제주특별자치도민회총연합회 부회장·감사, 재경김녕향우회장, 재경구좌읍민회장, 서울제주도민회 부회장, 서울제주도민회 회장을 두루 거쳤다.

제주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재외도민 친목단체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자 했던 것이다.

특히 20184월 서울제주도민회 제31대 회장에 취임, 지난해 3월까지 25만 서울 회원을 대표했다.

회장 재직 시 2년에 걸쳐 서울제주도민의 날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제주관광과 특산물 판매 홍보 부스를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201912월에는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깨끗하고 아름다운 고향마을 가꾸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재외 도민들의 참여 유도와 도민회 조직 활성화를 위해 과감하게 회칙 개정을 단행했다.

회장추대위원회 구성 인원을 70여 명에서 200여 명으로 대폭 늘렸다.

또 활동이 침체된 각 지역 도민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장기간 침체된 조천읍민회의 전성기를 회복하기 위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결국 조천읍민회의 단합과 단결로 읍민회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로 실내 모임이 어려워지자 일부 회원들이 회장 임기 연장을 주장했지만, 단임 임기를 지키기 위해 야외에 천막을 치고 무사히 차기 회장을 추대했다.

그는 도민회는 회원 모두가 제주인이다. 고향 제주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며 가장 최고의 목적은 사랑으로 뭉친 친목단체로서 성장, 발전해야 한다. 봉사단체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임 기간 중 회장추대위 구성 인원 문제로 지역 회장들과 갈등도 있었지만 결국은 해결돼 도민회가 점차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점도 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재외 제주인들의 하나로 단결된 모습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법적 소송까지 가며 분열된 재외제주특별자치도민회총연합회의 단합을 위한 중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 서울제주도민회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고향마을 가꾸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장면
2019년 서울제주도민회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고향마을 가꾸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장면

서울에서 바라보는 제주

그는 고향 제주에 대해 항상 마음이 편안한 안식처라며 어머니를 생각하면 고향 제주가 그립고 제주를 생각하면 어머니가 그리워진다고 말한다.

고향을 떠나온 사람만이 가지는 제주의 사랑과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제주인의 마음이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제주를 그리는게 출향 제주인의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청년들에게는 민태원의 청춘예찬 일부를 인용, ‘청춘!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의 박동은 거선의 기관 동력과 같은 힘이다를 강조했다.

그는 바로 이 힘이 역사를 바꾸는 힘이다.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이상을 가져주길 원한다인생 목표를 반드시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제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전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