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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운명이나 필연은 정해진 원칙일까? 포수가 던져놓은 올가미에 갇힌 채 오늘을 살아간다면 희망은 어디 있고 행복은 무엇일까? 이쁘게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바람이지만 세상살이의 잣대는 그저 못난 외로움이다. 노력의 결과는 눈으로 보이지 않고 선과 악은 친구 사이로 돈독한 우정을 쌓아간다. 가면 쓴 유혹은 백 점 성적표요 착하고 이름다운 정성은 낙제점 회초리를 불러낸다. 현실 어려움에 정의는 도망가고 모른척하는 변명은 습관이자 버릇이다. 어떤 과정에서 태어났느냐도 선택의 갈림길, 또 다른 출발선이 될 수 있지만 늦지 않은 시작은 내일의 나를 변화시킨다는 명백한 사실은 반전의 기쁨보다는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신은 가시밭길 역경을 즐겨하며 고통과 시련에서 꽃을 피우라 어깨 두드리는 미소의 주인공이다.

기구한 팔자라 자신을 원망하는 분은 고운 외모는 한숨과 탄식의 무게가 흔적조차 지워냈다. 홀아비에게 재취로 가야 하는 어머니는 무당이었단다. 서로가 원했지만 가난은 보리쌀 한 줌이요 웃음은 미움으로 변했다. 부부싸움은 잦아지고 오고 가는 욕설은 두려움과 공포였다. 친척 집에서 허드렛일을 도왔고 집안 내력인 신병도 앓았단다. 가슴 답답함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소리도 질러보고 정신과 치료도 받아봤지만 모르겠다는 대답이란다. 업보일까 바람난 유부남 꼬임에 아들을 낳고 아니다 하는 후회는 엎어진 물이요 깊은 상처이다. 남몰래 흘린 눈물은 강을 이루었지만 누구 원망 없는 혼자 책임이란다.

알 듯 모를 듯 표정에 그간의 사정을 듣고 도울 수 있단 확신은 얼굴 본 적 없다는 아버지를 불러냈다. 그리고 따지듯 물었다. 이렇게까지 모른 척 방관할 수 있느냐 억울한 죽음이라도 세월 탓해야 하고 인연의 연결고리는 끊어질 듯 이어지는 것이 이치인데 참 못났다 회유와 협박을 했다. 감성을 건드려야 하고 급하지 않은 기다림도 필요하다. 한참 후에 긴 탄식과 함께 무슨 결심이 섰는지 방법을 알려달란다. 지금 다니는 식당의 주인이 곧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가게를 내놔야 하는 형편이니 좋은 조건으로 인수해서 다른 장사를 하면 부자 소리 못 들어도 빚은 남기지 않을 거다. 그리고 취업 준비를 하는 당신 손자를 이쁘게 보살펴 선생님을 하는 천생연분과 짝을 맺어 주라 하니 알았단다. 말 못 하는 처지 딱한 사정은 알아서 해주겠다 하니 고맙다 인사다. 주고받는 거래는 아니지만 밑지거나 손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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