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以心傳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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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이심전심(以心傳心)은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 뜻이 통한다’는 말이다. 굳이 말과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내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이 같을 때 사용하는 고사성어다. 송나라 사문(沙門) 도언(道彦)이 저술한 전등록(傳燈錄)에서 유래했다. 원래는 불교의 법통을 계승할 때 쓰였다.

전등록은 석가 이후 고승(高僧)들의 법어(法語)를 기록한 서적이다. 여기엔 석가(釋迦)가 제자인 가섭(迦葉)에게 말이나 글이 아닌 마음으로 불교의 진수를 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송의 사문 보제(普濟)가 지은 오등회원(五燈會元)엔 아래와 같이 서술돼 있다.

어느 날 석가는 수많은 제자들을 영취산(靈鷲山)에 모아놓고 설법을 했다. 그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석가는 손가락으로 연꽃 한 송이를 말없이 집어 들고 약간 비틀어 보였다. 제자들은 그 행동을 알 수 없었다. 다만 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빙긋이 웃었다.

그제서야 석가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에게는 정법안장(正法眼藏·인간이 원래 갖추고 있는 마음의 덕)과 열반묘심(涅槃妙心·번뇌를 벗어나 진리에 도달한 마음), 실상무상(實相無相·불변의 진리), 미묘법문(微妙法門·진리를 깨치는 마음),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언어나 경전에 따르지 않고 이심전심으로 전하는 오묘한 진리)이 있다. 이것을 너에게 주마.”

▲웰니스 관광마을을 지향하는 교래 삼다수 마을엔 제주의 단풍 명소로 손꼽히는 삼다수숲길이 있다. 아름다운 단풍이 물들어가는 지난 주말(11월 5~7일) 이곳에선 뜻깊은 일이 있었다. ‘2021 교래 삼다수트레일 비대면 삼삼오오 걷기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코로나19로 지친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치유와 힐링을 제공하고자 마을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행사였다. 주민들은 참가자들을 반갑게 맞이할 모든 채비를 마췄다. 문제는 날씨였다. 야외행사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가 많이 와 땅이 질퍽거리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완벽하게 준비했더라도 걷기대회는 “꽝”이 되기 십상이다. 해서 비가 올까 봐 주민들은 노심초사했다. 제주 산지에 비 날씨가 예보됐기에 더 그랬다. 허나 행사 기간 동안 날씨는 걷기에 안성맞춤일 정도로 좋았다.

헌데 다음 날인 8일엔 오전 내내 비가 내렸다. 하늘마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게다. 날씨도 걷기대회의 성공을 내심 바랐나 보다. 주민들의 이심전심이 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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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2023-07-04 15:02:31
노무 좋은 말이노

이영옥 2021-11-10 09:57:57
이심전심
소통
화합
보석 같은 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