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있고…극심한 불안·공포감에 대인기피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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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트라우마 겪는 경원씨
택시 손님에게 폭행당하고 택시 불 타…큰 빚 등 생활고 겪어

지난 4일 제주시내 빌라에서 만난 경원씨(61·가명)에게 10개월 전 일은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올해 1월. 손님을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 가던 법인택시 기사 경원씨는 손님에게 난데없이 폭행을 당했다. 

경원씨가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직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경원씨가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직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택시를 탔을 때만 해도 갖고 있던 지갑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손님은 지갑을 경원씨가 가져갔다고 의심하며 그를 때렸고, 이후 택시를 훔쳐 달아나 안에 있던 현금 60여 만원을 가로챈 뒤 택시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지갑은 손님 가방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원씨는 이 사건으로 몸에 멍이 생겼고, 택시가 전부 불에 타 2000만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10여 년 전 아내와 이혼해 아들과 단 둘이 사는 경원씨는 사건 발생 후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을 겪고 있다. 

경원씨는 “그 사건이 있고, 두 달 정도는 전혀 일을 하지 못했다”며 “생활비가 없어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일을 하고 있는데, 불안한 마음에 손님을 골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택시 방화는 고의 사고여서 보험 처리가 안 돼 택시 할부금까지 내고 있는 처지다.    

경원씨의 한 달 수입은 100여 만원.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갑자기 떠 앉게 된 큰 빚에, 월세 마련에. 경원씨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심지어 아들마저 코로나19로 실직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경원씨 가족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허다해졌다.        

평소 하루 두끼를 먹었는데, 요새는 한끼만 먹는 날도 늘었다. 

경원씨는 “힘들어도 손 벌리지 않으려 많이 노력은 하는데, 내 힘으로 버티기에는 너무 지치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경원씨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후원 문의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758-3502, 문자 기부 #7079-3501(건당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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