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손님에게 폭행당하고 택시 불 타…큰 빚 등 생활고 겪어
지난 4일 제주시내 빌라에서 만난 경원씨(61·가명)에게 10개월 전 일은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올해 1월. 손님을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 가던 법인택시 기사 경원씨는 손님에게 난데없이 폭행을 당했다.
택시를 탔을 때만 해도 갖고 있던 지갑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손님은 지갑을 경원씨가 가져갔다고 의심하며 그를 때렸고, 이후 택시를 훔쳐 달아나 안에 있던 현금 60여 만원을 가로챈 뒤 택시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지갑은 손님 가방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원씨는 이 사건으로 몸에 멍이 생겼고, 택시가 전부 불에 타 2000만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10여 년 전 아내와 이혼해 아들과 단 둘이 사는 경원씨는 사건 발생 후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을 겪고 있다.
경원씨는 “그 사건이 있고, 두 달 정도는 전혀 일을 하지 못했다”며 “생활비가 없어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일을 하고 있는데, 불안한 마음에 손님을 골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택시 방화는 고의 사고여서 보험 처리가 안 돼 택시 할부금까지 내고 있는 처지다.
경원씨의 한 달 수입은 100여 만원.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갑자기 떠 앉게 된 큰 빚에, 월세 마련에. 경원씨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심지어 아들마저 코로나19로 실직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경원씨 가족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허다해졌다.
평소 하루 두끼를 먹었는데, 요새는 한끼만 먹는 날도 늘었다.
경원씨는 “힘들어도 손 벌리지 않으려 많이 노력은 하는데, 내 힘으로 버티기에는 너무 지치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경원씨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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