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 마이신’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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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익 칼럼니스트

삶은 때로 고달프다. 그래서 ‘구라 마이신’이 필요하다. ‘구라 마이신’을 챙기는 방법은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르다. 구라 마이신을 챙기지 못하는 사람은 유머도 없고, 삶이 고달플 뿐이 아니겠는가.

피곤하지만 매일 서너 종류의 신문을 주마간산 격으로 일견한다. 텔레비전은 잘 시청하지 않는 대신에 신문은 별 일이 있어도 챙긴다. 바쁘다고 그냥 휴지로 밀어 넣지 않는 것이 내 방식이다.

당연한 결과로 오늘처럼 ‘구라 마이신’ 한 첩을 얻으면 며칠은 약발이 이어진다.

이거 또 무슨 구라 마이신을 팔아 보려고 서두가 장황할까 하는 독자를 위하여 얼른 본론으로 들어간다.

조선일보 ‘사람들’ 난의 오래 전 제목이 “최고의 치료약은 ‘구라 마이신’이죠”이었다. 부제는 ‘의협 100주년 위원장 맡은 성*철 서울대병원장’이었다.

부친상 빈소에서도 문상객들을 웃겨 화제가 되었다는 그다. 정말로 그에게만 특유의 구라 마이신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부친상 빈소에서도 문상객들을 어떻게 웃겼는지는 모르지만,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니 가능하기는 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유머와 구라를 가졌던 분으로 기억된다.

“환자들에게도 많은 웃음을 주려고 노력한다”며 그래야 치료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환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치료 효과가 좋음은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을 터이다.

‘구라 마이신’은 환자에게 웃음을 주는 것을 말함이다. 그는 또 1000명이 넘는 환자 이름을 다 외우고, 가족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다 꿰고 있다니, 이것은 좀 ‘구라’가 아닐까. 1000명이 넘는 환자 이름을 다 외우고, 그 가족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아는 건 암만해도 구라일 것 같다. 구라가 유머가 되어 일상생활에서 스스로도 좋은 마음이고, 주변사람에게도 좋은 일이 아닐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머가 부족해서 구라를 펴기도 힘들다. 잘못하다간 쓸데없이 상대방을 난처하게 하기는 쉽다. 상대방을 화가 나도 참게 만드는 것은 구라도 아니고 유머도 아님을 익히 알아야 할 일이다. 농담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려 함은 잘못인 줄 알면서 그것이 구라마이신인 줄 안다.

무슨 강연을 한 시간 들어도 웃기는커녕 구라 마이신이 없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구라 마이신을 좀 섞어서 웃게도 하는 강연을 좀 들어보고 싶다. 구라 마이신이 함께 한 강연은 오래 잊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강연은 강연일 뿐이니 딱한 노릇이다.

어쨌거나 생활이 복잡하고 힘들어져 가는 듯싶은 세태에서 구라마이신은 명약일 것만 같다. 구라마이신은 필요한 만큼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특히 구라마이신은 독점보다는 서로 나눌 때 약발이 확실할 터이다. 구라마이신을 혼자 끌어안으려는 것처럼 못난 행동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묘하게도 혼자의 유머를 가능하면 저 혼자 독차지하는 것이 잘하는 것으로 안다. 유머와 농담을 섞어서 상대방을 난처하게 하는 것은 더욱 잘못하는 일이다. 유머와 농담으로 상대를 이기려고 해서도 안 된다.

일도 힘들고 사는 일이 녹록하지 않아서인지, 내게도 구라 마이신은 많이 부족하다. 구라 마이신은 일종의 유머라고 생각해도 좋고, 주변 사람들에게 삶의 활기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구라 마이신을 넉넉히 보유하고 계신 독자들은 주변에도 좀 나눠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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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옥 2021-11-16 09:56:08
'구라 마이신'
오늘 한 첩 지어야 겠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