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데로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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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영혼이 있다 없다는 그냥 하는 논쟁거리, 흑과 백이다. 이거다 하는 확신도 없고 아니다 하는 증거도 없다. 명칭도 확실치 않아 그렇게 불리고 있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존재 그 자체이다. 희미한 기억, 잠재의식에 있으며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간섭이나 안타까운 심정은 꿈을 통해 전달하려 노력한다. 선과 악 어떤 것을 택할지 매 순간 시험하며 작고 초라한 베풂에 어깨동무해주며 열심히 하라는 보답은 소리 없는 기쁨이나 뜻하지 않은 행운을 선물한다. 착하게 살라 당부는 아침과 저녁이 다르지 않고 이웃의 아픔을 사랑하자는 약속이다. 가위눌림은 경고이고 임사체험은 매서운 회초리다. 유체 이탈은 너와 내가 하나라는 증거이고 깨우침을 가지라는 특별한 배려이다. 그와 만나려면 내면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야 하며 어린아이 같은 순진함에 스쳐 가듯 짧은 모습을 보여내며 종교나 책에서는 찾을 수 없다.

언제나 웃음 주는 손님은 여린 감성이다. 불평불만보다는 현실에 타협하며 열심히 살자가 생활신조이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시절 희망은 공부였다. 산꼭대기 단칸방에서 서러움과 붉은 눈물로 꿈을 키웠고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은 굳은 신념이다. 교과서 배움이 전부였지만 대학 수석 입학은 동네 자랑이었다. 어릴 적 앓았던 병은 약간의 방해꾼이었지만 어렵다고 하는 시험에 합격해 이름을 빛냈으며 늦은 나이에 운명에 짝을 만나 행복을 만들어갔다. 장애가 있는 여동생은 지금도 본인의 책임이고 싫은 내색 안 하는 가족은 든든한 응원군 빚진 마음이다. 군계일학 으뜸인 능력은 순풍에 돚을 달고 앞만 보고 달리니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영광은 시간문제이다. 물질적 욕심보다는 대의나 명분이고 언제나 따듯한 이웃이었기에 사람 좋다는 소리는 언제나 같은 대답이다. 이제는 새로운 영역에서 확실한 존재감이고 유명세에 잘한다는 소문까지 붙어 찾는 곳이 많아졌단다. 분명한 위기에서도 별 탈 없이 가볍게 문제 해결하는 능력은 감탄사를 불러낼 정도이다.

이런 보이지 않은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궁금함을 자아냈다. 그러던 중 같은 고향임을 알았고 벌초 때 동행해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대단하지 않았지만 정성으로 관리하고 누구나 꺼리는 조상 모시는 제사를 증고조 할아버지 내외부터 아버지까지 허술함이 없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 하늘 복이고 고맙다, 잘했다, 고마움의 표시이다. 어렵고 힘든 고비에 답은 의외의 가까운 곳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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