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부는 문학의 바람, 제주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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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제주문인협회장

제주 문인들의 소망이었던 제주문학관이 드디어 개관을 하여 문학관 시대를 열었다. 국공립문학관과 사립문학관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제주에만 문학관이 없어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문학관을 지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제기되기 시작하여 2003년에는 제주문인협회와 제주작가 두 단체에서 공동토론회(심포지엄), 건립추진위원회 구성, 제주문학의 집 운영 등 제주문학관 건립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고, 마침내 연북로에 제주문학관이 들어섰다.

문학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서고, 세미나실, 개인 창작실, 강당, 카페 등이 있어 문학관의 역할을 하기에 매우 적합한 시설로 꾸며졌다. 상설전시실에는 구비문학, 고전문학으로 유림문학, 유배문학, 기행문학, 제주어문학, 4·3문학, 바당문학 등이 선보이며, 일제강점기에서 2020년에 이르기까지 개인과 동인, 단체의 문학 활동이 담겨 있어 제주문학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제주에 뿌리를 내린 실향민 소설가 최현식과 제주어 문학의 시작과 향토적인 서정을 넓힌 김광협 시인, 제주 현대 시문학사의 본격적인 출발을 선도한 시인 양중해의 문학적인 흔적과 문학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앞으로 기획전시는 유고전 뿐만 아니라 도민의 문학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가 열릴 것이다.

제주문학관은 도서관의 기능보다는 제주문학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그리고 도민들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학관을 운영할 문학전문인력을 기획력이 있는 인재로 선발하고 안정정인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재정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제주문학관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문학관 프로그램을 이끌 인재발굴과 수준 높은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경비의 확보는 정말 중요하다. 또한 제주 문인들의 적극적인 협력 속에 창의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제주문학의 미래를 선도하지 못하면 제주문학관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제주문학관에서는 도민이 향유할 수 있는 전시도 열어야 하겠지만 도민이 문학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운영해야 하며, 문인들의 문학적인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교육이 마련되어야 한다. 제주문학관은 지역문학 박물관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하지만 지역문학의 거점으로서 제주문학을 연구하는 곳이 되어야 하며,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학관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너무 외형적인 것에 투자하기보다는 문인과 도민이 문학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제주문학관은 문인단체뿐만 아니라 국내의 다른 문학관은 물론 외국의 문학관과의 교류를 통해 세계적인 문학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어야 한다.

문학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자기 성찰능력에 기초하는 예술장르이며,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이다. 문학행사와 교육으로 제주도민이 문학을 통해 제주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문학의 바람이 불게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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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옥 2021-12-15 10:41:39
보고 싶었던 귀한 자료가 많네요~^^
제주문학관으로 go, go~!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