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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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간절한 바람이 하늘 문을 두드려 소원성취했다는 미담이나 개천에서 용 났다는 무용담은 그저 옛날이야기다.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느냐가 노력의 질과 상관없이 시작부터가 다른 경쟁이고 분명한 선을 그어낸다. 성공과 실패는 부모의 영향이고 청춘의 아름다운 패기는 혀 차는 타박과 못났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진정한 승리는 무엇이고 얼마나 많은 부와 명예를 누려야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목소리 높이는 논쟁에서라도 시원한 답을 내릴 수 있다면 인정하고 수긍할 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밑지는 장사이고 억울하다며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만약 누구의 간섭이 아닌 자유 의지에 의한 결정이었다면 어떤 생각의 변화를 해야 할까? 그리고 비교해보자. 지금의 소중함을 누구와 바꿀 수 있을까? 그렇다면 더하기 빼기로 가능할까?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은 얼마의 값을 매겨야 하고 우정과 애정은 헌신짝 버리듯 쉬운 걸까? 고민의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삶은 억지 이해가 아닌 받아들임이 필요하며 신의 참뜻은 작고 초라한 마음에서 남을 우선하라는 것이 진리이다.

급하게 온 손님은 순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근성과 오기는 내면의 강함이다. 지지 않겠다는 한길 고집이고 근검절약은 원망을 들어야 한다. 흙과 나무의 기운이 있어 건축이 업이다. 문제는 아들인데 은근히 자랑거리였는데 얼마 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산만한 수업 태도로 다른 학생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니 전학시키던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는 권고받았단다. 기숙사 생활하고 있어 그저 잘하고 있겠지 애써 위안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단다.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주었지만, 혹시 하는 우려에 노심초사 잠조차 설친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먼저 강압적인 분위기부터 바꿔라. 그리고 자녀는 당신이 원하는 공대가 아닌 한의학으로 진로를 변경하라고 그럼 편해질 거라고 한참을 듣고 있더니 앞으로 추세를 볼 때 점차 사양길이고 그걸 해서 잘 살 수 있을지 일반 의대이면 모를까 하는 한심한 질문이다. 야단을 치듯이 장담하건대 최고가 될 거라고. 약이 필요 없는 처방전이니 조급함보다는 믿음을 지키라고. 온실 속에 꽃이 아니라 거칠고 사나운 잡초로 키우라고. 이 나이에는 친구도 우정도 의리로 추억도 쌓아야 한다고. 작은 고비들이 있겠지만 정해진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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