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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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아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작전의 형태는 무한대다. 모든 상황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작전을 펼칠 경우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경계는 작전에 비해 단순하다. 부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경계 장비를 통해 빈틈없이 경계에 나서면 된다. 경계에 실패했다는 것은 지휘관이 무능하거나 불성실했다는 얘기다.

▲군대에서는 이러한 얘기도 있다.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없다.’

물론 웃자고 한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군인은 다양한 훈련을 경험한다.

산악훈련도 있고, 혹한기 훈련도 있다. 특수부대나 특정부대는 공수훈련이라든가, 고급 유격훈련, 해상정찰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받는다.

그런데 배고프면 어떠한 훈련도 받기 어렵다. 체력소모가 심한 만큼 허기지기가 일쑤다.

그래서 훈련 시 배식차량이 함께하거나 개인이 식량을 준비해야 한다.

혼자서도 적진에 들어가 요인암살이라든가 기밀문서 탈취 등의 임무를 맡은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요원들은 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먹을 수 있는 약초라든가, 버섯 등을 찾는 생존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맨밥에 김치, 김 1봉지.’ 이달 초 페이스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 5군단 예하 5공병여단 통합격리시설 인원이 촬영한 식판 사진이 공개됐다.

아무리 코로나19 격리시설에 있다 하더라도 20대 청춘이 만족할 만한 식단이 아니었다.

▲군부대 간부들이 병사 몫 음식을 먹어 사병들의 급식이 부족했다는 감사 결과도 나왔다.

감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육군본부 정기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출퇴근하는 간부가 영내에서 식사를 하려면 사전에 신청해야 하지만 육군 11개 사단에서 하루 평균 간부 475명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전 신청 없이 73만여 끼니의 영내 급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간부에게 식재료를 과다 배분하거나 우유를 과다 제공하는 등의 부조리가 있었다고 한다.

전쟁나면 일선에서 싸울 이는 병사들이다. 그들이 배고프면 되겠는가. 이번 기회에 장군이든 이병이든 같은 식당에서 같은 밥을 먹는 제도가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

이병들도 집안에서는 모두 보석이고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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