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하얀 소’…다가오는 ‘검은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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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국장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때다.

신축년(辛丑年) ‘하얀 소의 해’가 저물고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2021년을 되돌아보니 평화와 풍요의 상서로운 기운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년째 이어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은 요원해지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도 멈춰 섰다.

제주도민의 일상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위축됐다. 영업이 제한된 소상공인을 비롯한 도민의 고통은 장기화되고 있다. 그래도 소의 성실함과 우직함으로 인내하며 버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3·3·3 운동 릴레이 캠페인’이 펼쳐져 눈길을 끌고 있다. 하루 세 번 이상 매 20분 넘게 환기, 세 번 이상 손을 꼼꼼히 씻기, 세 번 이상 마스크를 벗지 말기 등 개인 방역을 실천하자는 운동이다. 천주교 제주교구 동광성당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제주일보와 서귀포성당으로 이어졌고,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도 부동산 가격 상승이 여전했고, 아파트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1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서는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0.21%를 기록, 전국 최고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줄어드는데 물가 오름세는 서민가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상승,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주의 현안인 제2공항 건설 논란은 올해도 매듭을 짓지 못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서를 반려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연구용역’을 추진, 내년 7월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추진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내년 6월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정수와 선거구를 조정하는 계획도 해를 넘기게 됐다. 당분간 출마 희망자나 유권자 모두 혼돈 속에 새해를 맞게 됐다.

제주 4·3특별법 개정안이 두 차례나 국회를 통과한 것은 희소식이었다. 4·3 희생자가 명예회복할 수 있는 근거와 국가의 보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70여 년 전 군사재판에 의해 옥살이를 한 수형인(희생자)에 대한 직권재심이 이뤄지게 됐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사망·행방불명 희생자에게는 1인당 9000만원의 보상금이 순차적으로 지급될 전망이다. 하지만 새해로 넘겨진 과제도 있다. 암울했던 시기 어쩔수 없이 아버지의 조카로, 어머니와는 남남인 관계가 된 유족들을 구제해야 할 상황이다. 뒤엉킨 호적 불일치 실태 조사와 가족관계 정정이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한다. 추가 진상조사, 정명(正名) 찾기도 풀어야 할 숙제이다.

2022년 새해에는 대한민국과 제주의 운명을 가를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제주 미래를 향한 희망과 비전의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 제2공항 해법, 4·3의 완전한 해결, 특별자치도의 완성, 제주 경제의 질적인 발전 등을 꿈꾸게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이 회복되고 포스트 코로나 대전환을 위한 정부와 제주도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이제 검은 호랑이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용맹스럽게 기지개를 켜며 포효할 준비를 하고 있다. ‘어흥! 도민 행복 내려온다’가 울려 퍼지기를 고대해 본다. 서귀포시 범섬을 바라보며 호랑이의 기운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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