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 대통령 특별사면...수감 4년 9개월만에 출소 수순
박근혜 前 대통령 특별사면...수감 4년 9개월만에 출소 수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정부 “국민 대화합·위기 극복”…박 전 대통령 건강 상황 고려한 듯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제외…박범계 “박근혜와는 상황 달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69)이 특별사면 됐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77)도 특사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2022년 신년을 맞아 이들을 비롯한 일반 형사범 등 3094명을 31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달부터 서울삼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사면 이후 병원에서 출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이후 이달 23일까지 1729일째 수감 중이다.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오랜 기간 수감됐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 질환과 허리디스크 등 기존 지병 외에도 치과와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치료를 받고 있다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당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를 검토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형 집행정지 신청을 하지 않아 청와대가 사면을 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올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35억원의 추징금을 확정받아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 왔다.

이와 별도로 2018년 11월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 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먼저 확정받았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되지 않으면 박 전 대통령은 87세가 되는 2039년 만기 출소하게 된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77) 역시 복권됐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300여 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는 형을 복역하고 2017년 8월 만기 출소했다.

정부는 이번 특별사면에 대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딛고 온 국민이 대화합을 이뤄, 통합된 힘으로 코로나19 확산과 그로 인한 범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브리핑에서 “국민 화합과 갈등 치유 관점에서 대통령이 사면을 고려한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도 사면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는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고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박 장관은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사항은 그 내용이 다르고, 국민적 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구체적인 경위는 소상히 말씀드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내란선동죄로 수감생활을 해 온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475명은 가석방으로 이날 풀려났다. 이 전 의원은 북한의 대남 혁명론에 동조하면서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혁명조직(RO)의 총책을 맡아 구체적인 실행 행위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2013년 9월 구속기소됐다.

2015년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확정 받았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선거 홍보 업체 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9년 징역 8개월의 실형이 추가로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복권에 대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해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며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혜량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과 관련, “국민통합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금이라도 국정농단의 피해자인 국민에게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승래 선대위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건강이 좀 안좋으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하여튼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후보는 ‘검찰총장 당시 형집행정지를 불허했는데 입장이 어떻게 바뀌었나’라는 질문에 “제가 불허한 게 아니고 형집행정지 위원회에서 검사장은 그 법에 따라야 하게 돼 있기 때문에 위원회의 전문가 의사들이 형집행 정지 사유가 안 된다고 한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내란 선동죄로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만기출소를 1년 반 정도 앞두고 가석방됐다. 24일 오전 대전교도소에서 석방된 후 지지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내란 선동죄로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만기출소를 1년 반 정도 앞두고 가석방됐다. 24일 오전 대전교도소에서 석방된 후 지지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