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漸入佳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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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점입가경(漸入佳境). 말 그대로 갈수록 아름다운 경치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이처럼 좋은 의미를 가졌던 점입가경이 본래의 뜻을 살리지 못하고 근래에는 부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어떤 상황이 더욱 악화되거나 어이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를 두 달여 앞둔 대한민국의 대선판이야 말로 ‘점입가경’이다.

유력 여야 대선후보 간 정책 경쟁은 실종된 지 오래고 후보와 가족의 신상에 대한 난타전과 폭로·비방전이 난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가 ‘차악의 선거’, ‘비호감 대선’, ‘혐오 대선’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고,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불안 요소를 극복하지 못하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이 말로는 중도 확장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는 사회적 진영 대립 구도에 편승해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식의 지지층 결집만을 노린 선거전을 펼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내가 살기 위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역대급 네거티브 전쟁이 벌어지면서 국민들의 정치적 혐오는 극에 달하고 있다.

양측이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만 몰두하는 사이 정책과 비전 경쟁은 사라졌고, 막가파식 폭로와 비방이 난무하는 진흙탕 선거로 변질되면서 국민들의 정치 혐오와 무관심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 부동층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통상적으로 대선이 다가올수록 표심이 결집하고 부동층이 줄어드는데 오히려 부동층이 늘어나는 것은 국민들이 얼마나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상대 후보의 잘못으로 인한 반사이익만 노리지 말고 과감하게 정책선거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네거티브 전략은 결국 후보에게 부정적 이미지만 쌓이게 하고, 선거에 대한 피로감을 높여 중도와 부동층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정치 혐오를 부추겨 결국 그 책임이 정치권에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정치권의 처절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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