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맞은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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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고 있다면 게으른 방심이고 낙제점 성적표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고 이유는 무엇일까? 나라는 존재가치가 있었기에 좌절도 기쁨도 함께 했으며 부끄럽지 않았다는 자부심은 무용담이다. 죽음은 당연한 순서이지만 부정적인 생각이고 애써 지우려 한다. 장례식장에서의 슬픔은 내가 아닌 것의 위안이고 그의 마지막은 기억에서 사라진 모든 것에 포함된다.

만약 의사로부터 심각한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설마 꿈이겠지 하는 바람은 잠깐이고 겁부터 나는 상황이다. 누군가 대신할 수 없다는 외로움과 쓸쓸함, 눈물은 차오르기 직전이고 다음 대답을 기다려야 한다. 포기는 이르다는 말은 안도의 한숨이지만 흔들리는 눈빛은 모든 것과 이별해야 한다는 두려움이다. 이 모든 것은 가상의 이야기지만 피해 갈 수 없는 현실이다. 겉으로 보이는 자랑이나 최고라는 자만이 아닌 속 깊은 대화로 운명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보자. 삶은 매 순간 결정이고 이는 선과 악이다. 지나버린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남아있는 것을 사랑하자.

지나친 이기심으로 남으로부터 미움을 사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세상 이치는 더하기 빼기이고 위험한 호기심은 복이 아닌 독으로 변한다. 언제나 웃음이던 분은 병색이 완연했다. 긴 한숨 끝에 나오는 사연은 오래전부터 해오던 모임이 있는데 규모도 커지고 인원도 많아지다 보니 크고 작은 문제는 일상이란다. 작은 소동은 그럴 수 있다고 화해하고 넘어갔는데 얼마 전 회장의 소개로 들어온 사람이 감투를 쓰더니 시끄럽고 복잡하단다. 생기는 것도 없으면서 시기 질투를 하고 이제는 노골적으로 이쪽저쪽 편 가르기 굴러들어 온 돌이 주인 행세한다고 억지 소문을 만들어내니 서로가 불신과 함께 시빗거리를 만들어내는 통에 자신은 물론 지인들까지 말 못하는 고민이란다. 약으로 고쳐지지 않고 울컥 나오는 화로 잠도 설친단다. 이건 아니다 싶어 찾아왔고 반드시 잘못을 바로잡고 싶단다. 당연히 거절해야 했지만 은근히 혼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야 어떻든 그 후 상사와의 술자리에서 객기를 부려 버림을 받더니 동네 아이들을 훈계하다 어설픈 간섭으로 망신을 당했단다. 얼굴 본지 오래라는 연락에 잘됐다고 그냥 인사하고 말았다. 때로는 일찍 맞는 매가 훌륭한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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