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건설경기 회복세…올해 3% 수준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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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식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에게 듣는 2022년 제주경제
기업 업황지수 상승·관광 수요 늘어…취업자수도 상승세
부동산 시장 활성화·소비심리 개선 등 긍정적 흐름 이어져
고물가 비해 소득 낮아 신산업 육성·일자리 창출 노력 필요

2020년 제주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제주의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년 대비 ‘-6.6%’(잠정)를 기록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7.5%)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외환위기 이후 제주지역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5(-0.5), 2018(-0.9) 이후 이번이 3번째다. 제주지역은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지역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부분 업종에서 소득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경제 전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변성식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을 만나 올해 제주경제 전망을 들었다. 변 본부장은 1991년 한국은행에 입사해 조사제1, 금융시장부, 금융안정국, 금융검사실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코로나19 이후 제주경제의 한 축인 관광산업이 무너지고 있다.

관광산업은 다양한 파급경로를 통해 지역 소비, 고용, 성장 등 제주경제 각 부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

관광객 수, 서비스업 생산지수 등 양적 지표로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주지역 관광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세부적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업종별 차별화 현상이 점차 심화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당분간 지금처럼 개별 관광객 위주의 관광 패턴이 이어질 것이다. 이런 변화에 맞추어 정책당국은 체류일수 및 재방문율 제고를 목표로 새로운 관광 아이템 개발, 관광지 간 연계성 강화 등을 도모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급변하는 관광산업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리모델링 자금 대여, 업종 변경 지원 등을 통해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관광객의 정보접근성을 높이고 업체의 홍보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관광 플랫폼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새해 제주지역 기업 및 가계 경기 전망은 어떤가.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는 매월 기업경기조사와 소비자동향조사를 실시해 기업과 가계가 경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파악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업황지수가 20201239에서 202111월에는 86까지 상승했다. 이는 20211~11월 중 관광객 수가 전년동기대비 13.6% 증가하는 등 관광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서비스업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데 기인한다.

건설업도 주택 경기 상승 및 토지거래 활성화에 따라 부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계의 경우 소비자심리지수가 20214월부터 기준치인 100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취업자 수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한국은행은 수출과 투자의 양호한 흐름 지속, 민간 소비 회복세 강화 등으로 국내경제가 2022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제주경제도 이런 국내경제 여건을 감안했을 때 서비스업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건설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전국과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지역 평균 소득은 전국 대비 낮은 수준에서 물가만 오르고 있다. 제주도정 등 관련 당국이 관심을 둬야 할 부분을 제시해 달라.

2020년 제주지역 1인당 개인소득은 1992만원으로 2120만원인 전국 평균의 9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 산업 구조상 음식·숙박업 등 저임금 업종 근로 비중이 높고 안정적인 상용직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타 지역에 비해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의 영업 실적이 코로나19 충격으로 부진한 점도 소득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더해 제주지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국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어 가계가 체감하는 실질소득은 더 낮을 가능성이 있다.

제주경제의 안정적인 가계소득 증진을 위해서는 신산업 육성, 업종 다각화 등을 통해 특정 업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최근의 높은 전월세 상승세가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관리 노력도 중요하다.

-제주지역 기업 대출·가계대출 추이는?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지역 여신 규모 잔액은 358137억원으로 202010월 대비 7.3% 증가했다. 특히 기업 대출은 10%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가계대출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제주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5.3% 증가했는데 최근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차츰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75%에서 1.0%로 인상됐다. 기준금리 인상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0.5%p 인상되고 시장금리는 보다 큰 폭으로 오름에 따라 가계 및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지역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258%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의 소득 기반이 더욱 취약해진 만큼 이번 금리상승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0.25% 수준의 낮은 연체율을 감안할 때 제주지역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이 단기간에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이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하에서 형성된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므로 금리인상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에 놓인 제주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제주경제는 관광 등 서비스업 비중이 큰 산업구조와 임시·일용근로자 및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고용구조로 인해 외부 충격 발생 시 관광 수요 경로를 통해 지역경제 전반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취약성으로 인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의 경우 관광객이 33% 감소하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크게 감소했고 건설업 부진도 이어지면서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마이너스 6.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세 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어려움이 누적되어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 대한 지원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화·친환경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속화될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CT 기술을 접목한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제주 여건에 적합한 신산업 육성 등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경제 미래 비전에 대한 정책당국과 도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선결돼야 한다.

-제주경제를 위한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역할과 향후 계획은.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중앙은행으로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우선 중소기업 자금지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관광업 등 코로나19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경기 민감 업종과 미래 신성장 업종 및 일자리 창출 분야에 자금이 효과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해 제주경제가 정상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제주지역의 싱크탱크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

김문기 기자 kafka71@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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