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투명인간'처럼 살아온 세 자매에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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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생계비 지원...변호사, 출생신고 무료 소송.변론 맡기로
세 자매 "검정고시 응시...취업을 통해 사회생활 하고싶어"
제주시청 본관 전경.
제주시청 본관 전경.

속보=제주시는 20여 년 동안 출생신고 없이 무호적자로 살아 온 세 자매(본지 2021년 12월 31일자 5면 보도)에게 긴급 지원을 한다고 2일 밝혔다.

제주시는 25·23·16살인 세 자매에게 월 146만원씩 3개월간 생계비를 지급한다.

제주시는 지난달 30일 제주를 방문한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소속 직원의 협조로 세 자매의 유전자(DNA)를 채취·검사했다.

세 자매는 모두 집에서 태어나면서 산부인과에서 발급하는 출생증명서 등 출산기록이 없다. 또한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서 주민등록번호가 없고 가족관계등록부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들 자매는 이 세상에서 어떠한 기록도 없이 ‘투명인간’처럼 살아온 셈이다.

안타까운 사정을 접한 한 변호사는 가정법원에서 세 자매가 친생자 관계를 인정받고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무료 소송과 변론을 해 주기로 했다.

세 자매는 지난달 20일 제주시의 한 주민센터(동사무소)를 방문, 아버지 A씨의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무호적자로 밝혀졌다. A씨는 20년 동안 주유소에서 일하며 세 자매와 아내를 보살펴왔다.

그런데 A씨는 지병으로 6개월 전부터 일을 그만뒀고, 최근 사망했다. 이들 자매의 어머니는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사회복지공무원이 세 자매를 면담한 결과, 이들은 출생신고에 이어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아 검정고시에 응시하고, 취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무호적자인 세 자매는 유치원은 물론 초·중·고 정규교육은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어릴적부터 크게 아픈 적이 없어서 병·의원에 가본 적도 없었고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나면 약국에서 약을 사서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자매는 집에서 EBS교재와 인터넷 강의로 공부를 했으며, 영어로 읽고 쓰는 법도 습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신분증이 없다보니 비행기와 배를 타본 적도 없었다. 통화가 필요할 때면 아버지의 휴대폰을 빌려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친인척들도 세 자매가 무호적자인 것을 알지 못했다”며 “유전자 검사와 출생신고 소송이 마무리되면 세 자매 가족을 한부모가족으로 지정, 생계비와 양육비, 학습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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