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우행(虎視牛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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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생물의 분류는 위에서부터 ‘계-문-강-목-과-속-종’의 단계로 내려온다. 인간을 여기에 대입하면 최상위 단계인 동물(계)에서 시작해 척추동물(문), 포유류(강), 영장류(목), 사람(과), 사람(속), 사람(종)으로 정리할 수 있다.

‘사람(과)’에는 원숭이,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유인원(類人猿)도 들어간다. 인간과 원숭이를 연관시키는 것도 ‘같은 과’라는 이유에서다. 오랑우탄과 침팬지는 인간의 유전자와 96% 동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2년 임인년은 호랑이해다. 호랑이는 ‘식육목(食肉目·육식을 하는 동물군)’에 ‘고양잇과’에 속한다. 이를 놓고 보면 고양이는 개와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반려동물이지만, 이른바 족보를 따지면 인간과는 한참 먼 관계다. 고양이와 개도 ‘과’가 다르기에 역시 멀다. 고양잇과에는 고양이를 비롯해 호랑이, 표범, 사자, 치타 등이 속한다. 갯과에는 개와 여우·너구리·늑대 등이 있다.

▲고양잇과 맹수들의 사냥 스타일은 두 부류다. 사자와 치타는 너른 초원을 오랫동안 내달려 도망가는 사냥감을 몰아붙인다. 숲이나 정글에 사는 호랑이나 표범은 자신의 몸을 숨기고 있다가 사냥감이 가까이 오면 덮친다. 그래서 눈매가 매섭다. 호시탐탐(虎視耽耽·호랑이가 날카로운 눈으로 먹이를 노려본다)’도 여기서 유래했다. 호랑이가 예로부터 공포와 숭배의 대상인 것도 ‘번뜩이는 눈’이 한몫을 했다.

호시우행(虎視牛行)이란 말도 있다.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사물을 보고 소처럼 신중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걸을 때 너무 먼 곳에 눈을 두어서도 안 되고, 발밑에 눈을 고정해서도 안 된다. 적당한 거리를 응시해야 돌발 상황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이 불확실할수록 호시우행이란 말을 자주 소환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햇수로 3년째를 맞았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백신 접종과 거리두기 등의 노력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희망’ 이란 글을 통해 “우리의 목표대로 전진한다면 2022년 말에는 다시 모임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HO의 낙관론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또한 확신할 수 없다.

올해도 호랑이의 눈과 황소의 뚝심으로 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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