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범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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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 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누에머리 흔들며, 전동 같은 앞다리, 동아같은 뒷발로양 귀 찌어지고, 쇠낫같은 발톱으로 잔디뿌리 왕모래를 촤르르르르 흩치며….”

국악 퓨전밴드인 이날치가 부른 ‘범 내려온다’ 가사의 일부다. 판소리 수궁가에서 호랑이가 내려오는 대목을 소재로 삼았다. 독특한 음색과 춤으로 코로나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해학과 웃음을 선사하며 전 세계를 강타했다. 관련 유튜브는 누적 조회수 6억뷰를 넘긴 지 오래다.

▲2022년 새해가 시작된 지 어느덧 닷새가 흘러가고 있다. 올해는 육십간지(六十干支) 중 39번째인 ‘임인년(壬寅年) 이다. 흑색에 해당하는 천간(天干)의 임(壬)과 호랑이를 의미하는 지지(地支)의 인(寅)이 만나 ‘검은 호랑이의 해’가 된 게다.

호랑이는 ‘범 호(虎)’와 ‘이리 랑(狼)’이 합쳐진 한자어다. 순 우리말은 ‘범’이다. 십이지(十二支)의 세 번째 동물로, 달(月)론 음력 1월을 가리킨다. 오행으론 ‘목(木)’을 상징하고, 시간으론 새벽 3시부터 5시, 방위론 동북동(東北東)에 해당한다.

▲대부분 산으로 이뤄진 한반도는 일찍부터 호랑이가 많이 서식한다 하여 ‘호랑이 나라’로 일컬어졌다. 그래서일까. 호랑이는 고대 단군신화에 등장했을 정도로 우리 민족과 함께했다. 강직하고 용맹한 호랑이의 특성은 한민족의 기상을 상징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동물이 호랑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개최한 올림픽의 마스코트가 당연히 호랑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의 ‘호돌이’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의 ‘수호랑’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2021년 도쿄 하계 올림픽때 한국선수단의 캐치프레이즈는 ‘범 내려온다’였다.

▲호랑이는 예부터 영물(靈物)이자 신령스러운 동물로 통했다. 인간을 수호하며 소원을 들어주고 나쁜 기운을 쫓아내는 영험한 존재로 여겨져 온 게다. 이 때문에 선조들은 새해가 되면 집 안으로 들어오는 현관과 대문 등에 호랑이가 그려진 문배도(門排圖)를 붙였다.

어느 해인들 특별하지 않겠냐만은 ‘검은 호랑이의 해’는 아주 특별하다. 호랑이 중에서 강력한 리더십, 강인함, 도전, 지혜 등이 남달라서다. ‘검은 범’의 기운을 받아 ‘코로나 액운’을 몰아내고 완전한 일상회복으로 돌아가는 2022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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