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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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지난해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린 책이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이라고 한다.

2020년 말에 출간된 ‘공정하다는 착각’은 노력을 통한 성공이라는 능력주의의 기본 전제를 되짚고, 공정과 정의의 관계를 고찰해 능력주의의 문제점을 짚은 사회철학서다.

2020년 서울대 대출 1위 도서 역시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이 같은 경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낸 결과일 것이다.

현재 자신의 위치가 온전한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분배 구조의 수혜이고, 그러한 지원이 끊길 경우 자신도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는 불안감의 발로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대선판이 진행되고 있다.

거대 정당의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선거전 출발의 키워드는 ‘공정’이었다.

하지만 대장동 의혹, 고발사주 의혹, 부인 허위경력 문제 등으로 양당 후보의 ‘공정’이라는 키워드는 이미 타격을 받았다.

그렇다 보니 상대 후보가 더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공정이라는 담론을 계속 주장하면서 공정이 상호 비난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포퓰리스트들의 전형적인 모습인 상대방과의 공존을 거부하고, 자신의 지지 그룹에게만 메시지를 타전하면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진영 간 대립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대화와 조정의 합리성보다는 결단과 추진의 실행력을 중요시하는 포퓰리스트 리더들에 의해 현재 한국 정치가 주도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만 대선 열기가 뜨겁고, 일반 국민들은 대선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의 꽃은 비전과 정책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들은 현재의 네거티브 공방전에서 포지티브 공방전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비전과 정책 대결임을 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공정을 주장한다고 해서 공정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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