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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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단일화(單一化)는 말 그대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선거철에 ‘후보 단일화’란 용어로 많이 쓰인다. 선거에서 두 명이상의 후보를 한 명으로 만드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보통 선거를 이기기 위해 지지율이 높은 후보로 통일한다.

아름답게 단일화가 성사되면 선거에 미치는 파급력이 작지 않다. 2, 3위 후보의 경우 더욱 그렇다. 잘하면 1+1=2가 돼 선거 판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한 후보가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합의된 후보를 지지한다는 일종의 선언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시너지 대신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단일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채 어느 한쪽이 탈락하게 되면 지지층 이탈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그러면 단일 후보 지지율이 두 후보 지지율의 합계보다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1+1<2).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선에서 1위 후보에 맞서는 2, 3위 후보의 ‘3자 구도’는 필패였다. 그러기에 후보 단일화는 대개 2, 3위 후보의 승부수였다. 해서 후보 단일화 여부는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 변수가 돼왔다.

단일화 성공 사례로 1997년 15대 대선을 꼽을 수 있다. 김대중-김종필 후보의 단일화로 DJP 연합이 출범해 헌정 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룬 게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는 막판까지 드라마틱했다.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대선 전날 깨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허나 이는 민주·진보 표심의 결집을 불러 결국 노무현 후보가 극적으로 승리했다.

반면 1987년 13대 대선은 양김(김영삼, 김대중)의 단일화 실패로 국민들에게 깊은 좌절감만 안겨줬다. 6·10 민주항쟁을 통해 직선제를 쟁취했지만 YS와 DJ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끝까지 경쟁했다. 그 결과 노태우 후보가 어부지리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대 대선이 5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로 대선 구도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간 ‘양강 체제’에서 ‘3자 대결’로 재편되고 있는 게다. 이에 따라 보수 야권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멀고도 험한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가장 주목해야 할 대선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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