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의 성분과 탄생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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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치약은 히포크라테스가 돌가루를 사용해 치아를 닦는 시범을 보인 것이 효시였다. 보통 돌은 지각에 존재하는 성분들 중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규소의 산화물인 산화규소를 주성분으로 산화알루미늄, 산화철, 산화칼슘, 산화마그네슘, 탄산칼슘, 탄산마그네슘 등으로 구성된 화합물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돌의 구성 성분이 바로 인간의 건강에 필요한 미네랄이다.

치아에 박테리아 존재 사실은 1683년에 발견됐고, 플라크라 칭하는 치아 주위에 생기는 얇은 막 1g에는 10^12 (tera, 조 단위) 마리 정도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이 막은 당, 지방, 단백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입 속에는 끔찍할 정도로 많은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다.

치아는 양치질 후에 바로 침에 의해서 펠리클(획득피막)으로 코팅된다. 펠리클은 치아 표면에 침에 있는 당단백질(glycoprotein)이 선택적으로 결합해서 생긴 막이다. 이것은 박테리아에 의해 점령당하고, 박테리아는 입 안 표면에서 자라나는 미생물막인 플라크에서 서식한다.

박테리아는 플라크에서 당을 유기산으로 발효시키고, 유기산은 치아의 에나멜을 손상시켜 충치를 유발한다. 플라크가 잇몸 위에 자라면 잇몸이 붓고, 치아가 흔들리는 치주병에 걸리게 된다.

1950년대에 불소가 충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알려졌고, 초기에는 플루오르화주석(SnF2)를 수돗물에 첨가했다. 그 이유는 주석이온 역시 입속 박테리아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석은 다른 성분과 반응해 불용성 물질을 형성하는 문제점이 있어 불화인산나트륨으로 대체됐다. 오늘날에는 플루오르화나트륨과 플루오르화암모늄 등도 함께 이용한다. 물론 여기서 충치예방에 효과적인 것은 플루오르화 음이온(F-)이다.

주석도 일상생활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의 원소와 간단한 무기 화합물은 독성이 아주 낮지만, 유기금속 화합물들은 매우 유독하다. 하이드록소트라이뷰틸주석은 감자, 포도넝쿨, 벼 등과 같은 식물의 살균제로 사용된다.

치아를 구성하는 화합물은 Ca10(PO4)6(OH)2(무른 이빨 재료)이다. 여기서 플루오르화 음이온의 역할은 수산화이온(OH-)을 치환해 치아 성분을 단단한 상태, Ca10(PO4)6(F)2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sodium tripolyphosphate(STPP)도 치약에 첨가됐는데 그 이유는 용기손상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단단한 상태로 바꾸기 위해서는 약 1ppm의 플루오린화이온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 이온의 농도가 2ppm이 되면 치아에 다갈색의 반점이 나타나게 되고, 50ppm에서는 독성효과가 감지되기 시작한다.

치아가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 치과의사협회를 비롯한 전 세계의 보건당국은 음용수의 플루오린화이온 농도를 1ppm 정도로 조절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플루오린화이온의 양을 조절해 수돗물에 첨가한 도시는 1945년 미시간주의 그랜드 래피즈이다.

오늘날 치약은 대부분 플라스틱류 용기에 담겨져 있지만 과거에는 금속류 용기에 보관했다. 초기에는 용기로 납을 이용했지만 알루미늄으로 대체됐다. 치약은 글리세린, 소르비톨 또는 프로필렌 글리콜 등과 같은 다가 알코올에 연마제를 분산시켜 제조한다.

이때 분산제로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 나트륨 등을 사용하고, 혼합과정은 공기방울을 없애고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진공상태에서 실시한다. 내용물에 공기방울이 존재하면 향 성분과 반응해 원하지 않는 냄새가 발생할 수 있다. 치약 사용 시 거품이 생기도록 소량의 음이온성 세제도 첨가한다. 치약의 탄생에도 수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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