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고레스(Cy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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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창, 신학박사·서초교회 목사

미국의 제9대 대통령이 윌리엄 해리슨인데 그는 1841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 소식이 서부의 LA에 알려진 것은 3개월하고도 20일 후였다. 미국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미국 동부에서 서부까지 전해지는 데 4개월쯤 걸린 것인데, 그 시대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 문제로 고심하던 미국이 1860년에 고속우편배달 방식을 만들게 되는데, 그 방식을 일컬어 포니 익스프레스(pony express)라고 불렀다. 중요한 우편물을 몸에 지닌 기수가 말을 타고 달려가는 방식인데, 동부에서 서부까지 3000㎞ 정도를 쉬지 않고 달려간 것이다.

승마에 뛰어난 사람 40명이 몸을 아주 가볍게 한 다음 교대로 달렸는데, 할 수만 있으면 가볍게 하려고 말발굽까지도 아주 얇게 만들었다. 중간에 위험한 지역들이 있었지만 몸을 가볍게 하려고 권총도 지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몸을 가볍게 하려고 애쓰던 그들이 반드시 지니고 가는 게 있었는데, 40명의 기수들은 성경을 가슴에 품고서 달렸다는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미국은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세계를 압도하여 달리는 정치경제군사적인 강대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국제적 양심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자국 이기적인 성격 때문에 비난받을 때가 있지만, 국제사회를 이끌어갈 지도력을 기대할 만한 나라가 있다면 아직까지는 미국이 유일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훌륭한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된다. 국가나 교회를 비롯한 공동사회들이 훌륭한 지도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 오래전부터 온세상의 존경을 받아온 지도자들 중에 고레스(키루스)라는 왕이 있다.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유대인들을 예루살렘으로 돌려보낸 훌륭한 왕으로서 구약성경에도 소개되어 있다.

페르시아의 고레스왕이 바벨론제국을 무너트리고 천하를 장악하고 나서 신하들로 하여금 고레스 실린더(Cyrus Cylinder)라는 것을 만들게 했다. 고레스 실린더는 진흙으로 만든 항아리처럼 생긴 작은 원통인데, 고레스 왕은 그 표면에 자신의 통치 이념 같은 내용을 새겨넣게 했다. 2500년 전에 만들어진 그 원통이 지금도 전해져오는데 그 표면에 쐐기문자로 새겨진 내용이 중요하다.

천하를 장악한 페르시아의 왕이 패전국 국민들의 인권과 종교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중요한데, 거기에 이런 글이 들어 있다. “나는 그들의 땅을 돌려주었다. 나는 그들 모두를 그들의 안식처로 돌려보냈다.” 그렇게 해서 바벨론에 잡혀간 유대인 포로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때 고레스왕이 기록한 내용을 ‘세계 최초의 인권선언문’이라 부르기도 한다. 주로 자신의 입장만 강변하는 이 시대의 인권과는 차원이 다른 인권선언문인 셈이다.

고레스왕은 온세상 많은 민족들이 칭찬해온 왕이다. 구약성경에 훌륭한 인물로 묘사된 고레스 왕은 이슬람세계에서나 헬라세계에서나 어디서나 존중받아온 것이다.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고레스 실린더를 전시하는 국가적 행사가 열리곤 한다.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이끌어가려는 인물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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