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코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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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경제현상들은 흔히 동물이나 자연현상에 비유된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제 관료나 경제 전문가들이 ‘회색 코뿔소’(gray rhino)를 언급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회색 코뿔소’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경고로 이미 알려져 있는 위험요인들이 빠르게 나타나지만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있다가 큰 위기에 빠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회색 코뿔소’는 위기관리 전문가인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장이 2013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발표한 표현이다.

이는 코뿔소가 몸집이 커 멀리 있어도 눈에 잘 띄며 진동만으로도 움직임을 느낄 수 있지만, 빠르고 날카로운 뿔을 갖고 있어 막상 달려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대처 방법을 알지 못해 손 쓸 겨를도 없이 당하게 된다는 의미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측과 대비가 어려운 사태를 의미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최근 한국 경제 가까이에 ‘회색 코뿔소’가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공통적으로 겨눈 과녁은 가계부채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 투자)로 상징되는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은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에 들어갔지만 오히려 가계부채는 늘고 있다.

제주지역 가계부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0년 4조3000억원이던 제주지역 가계부채는 2020년 16조90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가계부채 규모가 2.0배 증가한 것을 볼 때 제주지역 가계부채 규모가 타 지역에 비해 크게 늘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지역 가계부채는 17조5000억원에 달한다.

▲가계부채라는 ‘회색 코뿔소’에다 코로나19라는 ‘블랙 스완’까지 겹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국내 금리 상승은 가계부채, 주택가격과 맞물려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상승이 부동산 버블 붕괴와 가계부채 부실화로 이어지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되지 않도록 위기관리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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