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이 되는 약, 독이 되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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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래, 한마음병원 신장내과 과장

신장내과 의사로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콩팥에 OO가 좋다던데, 먹어도 괜찮은가요?’가 있다. OO은 한약부터 이름 모를 풀뿌리까지 참 다양하기도 하다. 의사들이 특히 신장내과 의사들이 한약을 위시한 여러 민간요법을 질색하는 것은 의사가 처방하는 약이 최고다하는 오만한 생각의 표현만은 아니다.

우리 몸에 들어가는 모든 성분은 그 자체로, 또 체내에서 대사를 거친 대사산물로써 여러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대사를 거쳐 배출까지 보통 이야기하는 해독을 담당하는 주요 두 가지 장기가 간과 콩팥인 것이고, 의사로 살면서 을 잘못 복용해 병원신세를 지거나 심지어 혈액투석을 평생 받게 된 환자들을 보게 되면, 누군가가 괜찮은가요?’라고 물어올 때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100% 괜찮을지는 내가 장담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적절히 쓰는 약은 생명을 구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거나 남용된 약들은 장기들을 영구적으로 망가뜨릴 수 있고 심지어 생명도 위협할 수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인데, 몸에 좋다고 다들 알고 있는 야채, 과일 등을 과다 섭취할 경우 콩팥이 좋지 않은 분들에게는 고칼륨혈증을 일으켜서 부정맥을 유발시키고, 죽음에 이르게까지 하니, 환자의 몸 상태, 장기의 기능은 꼭 고려해야 할 부분이 된다. 콩팥은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심된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흐트러진 몸의 균형을 바로잡는다. 이러한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면 불균형이 쉽게 초래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음식과 약을 섭취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반면 양약은 콩팥에 안 좋은데, 이렇게 많은 약을 주니 내 콩팥이 안 좋아진 거다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흔하다. 하지만 약을 복용하지 않았더라면 장기의 기능이 더 빨리 망가졌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콩팥 기능을 지키기 위해 먹는 약들인데 두 가지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으니 이해시켜 드리기가 힘들다. 심한 고혈압을 약물치료 없이 방치하면 뇌졸중의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것 외에도 몇 년 만에 콩팥 기능이 모두 없어져 투석을 시작할 지경이 되는 경우도 본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를 겪으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이처럼 적절히 사용한 약은 약을 통해 얻으려는 목적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 그 목적에 맞는 순기능에 따라오는 부작용도 감안해야 하며, 이익이 손해를 상회할 때 선택하게 된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무조건적인 금기나 맹신, 남용을 피해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부작용의 위험을 줄이며 유병백세 시대 현명하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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