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고동수 논설위원

“자율주행차는 개별적인 대중교통이라고 표현해야 적절하다.”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자신의 저서인 ‘인간은 필요 없다-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에서 한 말이다.

어째서 대중교통인가. 인공지능학자이며 컴퓨터공학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자율주행차가 일반화하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자동차가 필요하면 오늘날 택시를 찾듯이 자율주행차를 부르면 된다. 택시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다. 혼잡한 시간대도 1~2분만 기다리면 된다.

자율주행차는 승객이 내리면 가장 가까운 집합지로 서둘러 돌아가 다음 승객을 기다린다. 이와 맞물려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는 시대가 수십 년 내에 도래한다. 최근 들어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앱으로 콜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을 보면 이런 주장은 설득력 있다.

▲카플란 교수는 자율주행차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으로 20년에서 25년 후면 도로를 운행하는 차량 중 자율주행차가 75% 되리라 예측했다. 그러면 교통사고가 대폭 줄어든다. 더불어 교통단속 인력과 자동차 파손 수리 등의 비용도 감소한다.

주택에 딸린 차고들은 창고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고, 공용 주차장으로 사용했던 땅은 새로운 목적에 이용할 수 있다. 교통 체증은 어렴풋한 기억으로 사라진다. 출퇴근 시간이 현저하게 줄면서 집과 직장이 조금 멀어도 상관없기에 도시 주변의 부동산 가격은 낮아지고, 먼 지역은 오른다. 개인은 출퇴근하는 동안 자율주행차에서 여러 일을 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다.

가계에는 어떤 경제적 영향을 미칠까. 미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해 미국 가정은 평균 차 두 대를 소유하고 있다. 대당 1년 유지 비용은 9000달러 안팎이다. 여기에는 주유비, 수리비, 보험료를 포함한 금액이며, 할부금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공용 자율주행차는 자가용의 25% 정도면 충분하다.

▲카플란 교수의 예측이 황당하다고 생각하는가. 불과 30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차량을 보유한 가정은 드물었다. 집 전화와 삐삐를 썼지 휴대폰은 흔치 않았다. 모든 분야에서 변화 속도가 빨랐다.

앞으로는 더 빨라질 것이다. 오히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아노미’(anomie·혼돈)에 빠질까 걱정이다. 발전하는 기술과 현명하게 어우러져 살아갈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