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이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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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행정사조합 고문행정사·이학박사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저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로 시작하는 ‘각설이 타령’은 축제에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서민들에게 잘 알려진 노래다.

사전에서는 ‘각설이(却說이) 타령’을 ‘장이나 길거리로 돌아다니면서 구걸할 때 부르는 노래’라고 했고 각설이는 ‘동냥아치’라고 했다.

시장이나 길거리 공터에서 코믹한 춤사위를 곁들인 흥겨운 노래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깡통을 돌리면서 동전을 구걸 한데서 나온 의미일 것이다.

유능한 각설이는 흥겨운 타령으로 사람을 모아놓고 깡통을 돌리기 전에 관중들의 호응도를 재빠르게 파악한다.

관중들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 더 흥겨운 율동이나 더 쎈(?) 입담으로 관중들 스스로 자신의 호주머니를 열게 할 수 있어야 유능한 각설이다.

이와 달리 각설이(覺說理)의 어원을 보면 선각자라는 뜻으로, 깨치지 못한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계몽가’의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교화를 위하여 군중 앞에서 바가지를 치며 법문을 노래한 원효대사의 행위를 원조로 보는 것인데, 시대와 지역을 달리하면 김삿갓이나 소크라테스 등과 같은 철학자들을 각설이(覺說理)의 부류로 보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 순간에도 각 후보 캠프에서는 공약을 개발하는 팀이 있을 텐데, 고작 모발보험, 치아보험 등 ‘주겠다’는 선심성 공약뿐이다.

어떤 후보는 ‘국민 1인당 1억 원씩 주겠다’라고 공약하는 후보도 있다.

진정으로 ‘주겠다’는 공약을 하고 싶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겠다’거나 국가 예산으로 ‘000을 해주겠다’는 식의 불가능한 약속보다는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대통령이 거주할 주택을 제외하고, 전 재산을 불우한 국민을 위하여 헌납하겠다’라는 약속이 진실한 공약이며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희생할 각오가 된 대통령 후보다.

지나친 주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대통령 임기 후의 생활은 ‘전직 대통령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몸을 태우면서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모든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 각오가 된 사람이 대통령 적격자이지 않은가.

전직 대통령 중에 자신의 이익을 멀리하고 진정으로 국민만을 바라보며 임무를 수행한 대통령이 있었는가?

어느 유명한 가수가 자신의 공연장에서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관람객들이나 TV 시청자들이 그의 말에 공감한 것은 가수의 유명세에 편승 된 게 아니라 국민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대변했기 때문이다.

각설이는 ‘각설이(却說이) 타령’으로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에 관중으로부터 동전도 받고 호응도 받을 수 있는 거다.

대통령 후보들의 ‘대선공약’으로는 표를 얻기는커녕,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니, 각설이(却說이)가 비웃을 만한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각설이(覺說理)’ 공약을 내놓을 만한 후보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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