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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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숙, 재릉초등학교 교장·수필가

나의 분홍 다이어리의 1월 첫 페이지의 물음이다. 새해에는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를 원하는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라는 거다. 지난해 나의 버킷 리스트를 꺼내 본다. 작년 계획했던 내용 살펴보기-실천된 것(100%), 잘 안된 것(60%), 부족한 것(20%)으로 재작년의 버킷 리스트를 꼼꼼하게 분석하여 새로운 목표를 세웠던 흔적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잘 된 것은 김장하기, 뉴스 챙겨보기, 올레 걷기 완주. 전혀 안 된 것은 수필집 발간하기, 먼저 사랑의 격려 댓글 달기였다. 작년 버킷 리스트를 보는 순간 그래서 ‘그리움 하나’가 탄생 되었구나. 스스로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내친김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나의 첫 수필집 ‘그리움 하나’를 검색했다. 당당하게 한 면이 다 장식되어 올라온다. 작품소개로 ‘성실과 열정이 피워낸 꽃은 눈부시다’가 등록돼 있다. 김길웅 평론가님의 서평 첫 마디다. 기쁨의 전율이 흐른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가며 열정 하나 가슴에 품고 살아온 결과물이로구나. 뿌듯했다. 끈을 놓지 않고 꿈을 간직했더니 그 꿈이 이루어졌다.

새해가 되면 으레 하는 일, 정갈한 마음으로 다이어리를 펼친다. 매끈한 느낌이 좋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을 검색하면 똑똑하고 편리한 기능이 다양한 일정표들이 많지만, 펜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정을 고집한다. 꾸준히 날마다 시간을 가꾸고 싶기 때문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성실하게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고, 하루하루 작은 습관들이 수행될 때마다 얼마나 성실히 살아왔는지 나의 삶의 발자국을,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나만의 내밀한 기쁨이다. 스스로 동기 부여해 주며 성취감을 얻는다.

알록달록 스티커와 색 사인펜으로 건강하고 좋은 일만 생기기를 기도하며 가족들의 생일을 예쁘게 표시했다. 내 생일은 큰 동그라미 두 개를 겹 칠했다. 보상심리다. 친정아버지 기일과 시어머니 기일도 표시했다. 개학일과 방학, 수료·졸업일도 중요하지.

우리에게 어제가 있고 오늘이 있고 내일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어제는 지나갔기 때문에 좋고, 내일은 올 것이기 때문에 좋고, 오늘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어 좋다. 나는 어제를 아쉬워하거나 내일을 염려하기보다는 주어진 오늘을 사랑하고 기뻐한다. 그래서 좌우명도 ‘오늘도 행복’이다. 오늘 안에 있는 좋은 걸 찾고 받아들이고 내일을 준비하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운동법도 있고, 좋은 약도 있고 건강식품도 많지만, 무슨 일이든 열정을 놓지 않는 것, 그만한 특효약은 없을 것이다. 희망에 젖으면 미래가 두렵지 않다. 마침 서울에서 친구 전화가 울린다. 지난가을부터 수원여대에서 공부하더니, 드디어 국제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증을 땄다며 들뜬 목소리다. 그녀의 열정적 도전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어김없이 찾아온 호랑이해와 새 달력, 60갑자를 돌고 검은 호랑이가 들어온다. 지난해 환갑을 보냈으니, 올해 다시 태어나 첫해의 새 삶이다. 얼마나 설레고 복된 날인가. 거실의 달력에도 어느새 한 해가 다 찼다. 삶이 한 켜 한 켜 쌓인 기분이다. 나의 버킷 리스트 열두 달 시 암송하기 ‘1월은 가장 깨끗하게 찾아온다’를 나직이 읊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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