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남은 패(牌)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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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는 2007년 9월 박준영 전남지사가 김태환 제주지사와 대정부 공동 건의문을 채택하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그 후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에서 발을 뺏으나 전남도는 지속적으로 도지사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해저고속철도 건설의 필요성을 촉구해왔다. 대선 때마다 거론되는 이유다.

▲20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가 또다시 제주사회를 흔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3일 KTX와 해저터널을 연계한 제주-서울 고속철도를 장기 검토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이 8일 이 후보의 제주공약에서 제주-서울 해저고속철도를 제외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이날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을 재차 강조하며 대선 공약에 포함시켜 줄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남해안·남부권 메가시티(초광역협력 특별지자체)’ 프로젝트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해저고속철도와 연계, 세계적 관광지 제주를 포함하는 대규모 남해안 관광벨트를 조성하고, 무안국제공항을 서남부권 거점 공항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전남도가 해저고속철도를 공식 언급한 2007년은 공교롭게도 무안공항이 개항된 해다.

무안공항은 인천·김해국제공항과 삼각축을 형성하는 서남부권의 국제 관문으로 건설됐으나 개항 후 10년 동안 매해 연간 이용객이 30만명(연간 여객 수용 규모 519만명)에 그쳤다. 2019년 이용객이 약 90만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3월 이후 몇 편 안되던 국제선은 모두 취소되고 국내선만 찔끔찔끔 운항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도가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의 무안공항 경유를 강력 건의, 노선을 변경한 것도 공항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전남도는 해저고속철도 건설이 최소 ‘일타삼피’가 되는 셈이다

▲반면, 제주도는 해저고속철도 건설에 따른 장·단점이 크게 엇갈린다. 연륙교통의 편의성 등은 확실히 개선되겠지만 섬 고유의 정체성과 특수성 등은 상당부분 퇴색될 수밖에 없다.

제주가 갖고 있는 패(牌)가 전남과 다르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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