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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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요즘 제주에는 수선화가 만발하게 피어 유채꽃과 함께 봄의 전령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좀처럼 영하2도를 내려가지 않는 제주의 겨울이지만 제주바람은 영등할망의 성질이 그리 온순하지가 않아서 그런지 바람이 일 때면 체감온도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나무의 제주어) 가지마다 움이 만들어지고 밭에는 무와 당근 수확이 한참이다. 제주에서 어언 10여 년을 살다보니 천혜의 보물섬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년 간 평균 1500만명을 넘는다는 말이 실감이 간다. 우리나라 4대 영산(靈山)은 백두와 금강, 지리와 한라산인데 그중에서도 겨울에 한라산(漢拏山)을 찾는 등반객들이 날로 늘고 있는 까닭도 제주의 사계(四季)가 그만큼 아름답고 안전하다는 이유일 것이다.

인연법에는 3종 세트가 있다. 첫째 처소불능(處所不能)이라 하여 ‘인연 없는 곳에는 갈 수 없고’ 둘째 대면불능(對面不能)이라 하여 ‘인연 없는 사람은 만날 수 없으며’ 셋째 청법불능(聽法不能)이라 하여 ‘인연 없는 법문은 들을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어쩌면 내가 제주까지 내려와 신풍리에 둥지를 틀고 이렇게 10년이 넘도록 사는 것도 아마 전생에 제주와 깊은 인연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휴양차 왔으니 건강이 회복되면 당연히 떠날 줄 알았는데 웬걸 이제는 아예 마지막 여생을 이곳 제주에서 머물기로 작정했으니 무슨 인연이 이렇게 지중한 것일까? 아무튼 제주는 내게 최고의 성지(聖地)요, 파라다이스이다.

나는 은퇴 후 귀농귀촌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을 한다면 제주를 엄지 척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제주는 삼다도보다 삼보도(三宝島)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돌 바람 여자가 많다는 의미보다 돌 바람 물이 보물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또한 한라산을 중심으로 360여 개의 오름들과 푸른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속에 싱싱한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이런 곳이 세계 어디에 간들 찾을 수 있겠는가! 유네스코가 제주를 세계문화재로 지정한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코로나 정국 때문에 세계여행의 발목이 잡혀 있는 요즘 그래도 제주가 가장 청정지역임을 사람들은 알고 있기에 제주방문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 요즘 나에겐 대단히 고무적인 일거리가 하나 탄생했는데 작년에 실버스타 오디션에 합격해 금년 2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독립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사실 연극영화는 내게 그리 생소한 영역은 아니다. 젊어서 한 때 연극영화에 빠져 비록 단역이었지만 5편의 영화에 출연한 적도 있어서 서울 사직공원과 영화는 내 추억 속의 무대이자 드라마틱한 스토리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지난 2월 4일은 입춘이었다. 절기는 입춘을 넘겼지만 아직도 봄소식은 겨울외투가 가로 막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위정자들은 국민의 안정과 민생을 돌보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는 국민의 기대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코로나에 시달리고 어려운 살림을 꾸려나가느라 힘겨운 국민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복지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매서운 겨울을 이기고 피어난 수선화 꽃에서 희망의 봄소식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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