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로 술 가격 인상 유감
서민 위로 술 가격 인상 유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박상섭 편집위원

‘문장의 단어는 뜻을 분명히 전달하려는 것이고, 시의 단어는 함축적이다. 문장은 불을 때어 밥을 짓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시는 발효시켜 술을 만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문장에서 단어를 배치하는 것은 반드시 뜻에 합치되어야 한다. 밥이 쌀의 형태가 변하지 않은 채 먹으면 배부른 것과 같다. 그러나 시에서 단어를 배치하는 것은 반드시 뜻에 합치될 필요가 없다. 술이 쌀의 형태를 모두 변화시켰지만 마시면 취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청나라 문인 오교(吳喬)가 지은 시화집 ‘위로시화(圍爐詩話)에 나오는 말이다.

쌀은 밥이 될 수도 있고, 술도 될 수 있다. 같은 재료라도 이렇게 다른 것이다.

오교는 결국 문장(산문)은 밥이요, 시는 술이라는 것이다.

▲시의 종류는 다양하다.

서정시를 비롯해 서사시, 극시, 동시 등이 있다. 술도 마찬가지다. 양주를 비롯해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이 있다.

그런데 요즘 시(詩)값은 오르지 않고 술값만 오르고 있다고 한다.

1979년 10·26사태로 이름을 알린 시바스 리갈을 비롯해 발렌타인, 글렌피딕 등 양주 값이 오르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나 소주, 맥주, 막걸리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술값이 오르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편의점에서 다양한 맥주가 4캔에 1만원했는데 지금은 1만1000원으로 올랐다. 집에서 혼자 술을 홀짝이는 혼술족들의 분노가 하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일반 술집이나 식당에서도 소주나 맥주 1병 값이 예전에는 4000원했는데 요즘은 4500원이나 5000원 받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장수 생막걸리’, ‘느린마을막걸리’, ‘국순당막걸리’ 등 다른 지역의 막걸리는 이미 지난해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올해 4월부터는 주세법 개정안 적용으로 맥주에 붙는 세금이 올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맥주 값 인상으로 소주 값까지 전면적으로 오를까 걱정이 앞선다.

소주나 맥주, 막걸리 등은 서민들을 달래는 위로주다.

소주는 서민들의 영혼이며 눈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소주나 맥주 등 서민 술에게 가수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 중 일부 가사를 전한다.

‘오 나는 몰랐네 그대 마음 변할 줄 난 정말 몰랐었네/ 오 나 너 하나만을 믿고 살았네 그대만을 믿었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