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아름다운 풍광과 아픈 상처 간직한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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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오름(제주시 한경면)
가마오름 정상부. 잡목과 덤불이 무성하다. 가마오름 정상에서는 제주 남서부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은 동아시아에 있는 유럽 식민지를 강탈해 태평양의 지배 세력이 되고자 했다.

이에 일본은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미국 해군 기지를 선전포고 없이 기습공격하면서 태평양전쟁이 시작됐다.

일제강점기 시절 태평양전쟁을 치르던 일본은 제주 전역에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생채기를 남겼다.

제주 전역에 산재한 오름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해안 그리고 들녘 곳곳에 수많은 진지동굴과 함포 기지, 전투기 격납고, 비행장 등을 만들었다.

제주도민들이 강제 동원돼 일제의 총칼과 채찍으로 만들어진 피의 산물이다.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위치한 가마오름에는 일제의 생채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

산세의 모양이 가마솥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마오름이라고 불린다.

한자로는 가마 부()자를 써서 부악(釜岳)으로 표기한다.

한라산 백록담도 커다란 분화구가 마치 물을 담는 그릇, 솥과 같은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역시 부악(釜岳)이라는 별칭이 있다.

표고 140.5m, 비고 51m에 북동쪽으로 터진 말굽형 오름인 가마오름은 한경면 청수리에서 대정읍 무릉리를 잇는 대한로변에 위치해 있다.

가마오름의 표지석. 도로변에 서 있는데, 가마오름의 역사에 대한 설명이 돼 있다. 표지석을 지나 오름 근처에 주차한 후 정상을 향하면 된다.

도로변에 오름 표지석이 서 있는데 이 표지석에 이 오름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군단사령부가 주둔했던 곳으로 보이는 일본군 진지 땅굴이 있는데, 현재까지는 도내 최대 규모라고 한다고 가마오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가마오름 진지동굴은 2006년 등록문화재 제308호로 지정됐다.

가마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대한로를 따라 청수에서 무릉리로 간다. 이후 오름 표지석을 지나 오름 가까운 곳에 주차한다. 이곳에서 시작해 농로를 따라 걸으면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진지동굴이 자리한 곳에 있는 제주평화박물관으로도 정상에 이를 수 있는데 출입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오름 전체적으로는 소나무가 자리 잡고 있으며 소나무 주위로 온갖 잡목이 가득한 오름이다.

비고 51m로 정상까지 가는데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 정상에 오르니 주변의 산불을 감시하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이는 가마오름이 높지는 않지만 주변 조망권이 좋다는 뜻이다.

정상부에는 산불감시초소 외에는 잡목과 덤불만 무성할 뿐이다.

고개를 돌리니 한경면에서 제일 높은 저지오름을 비롯해 산방산과 단산, 모슬봉 등 제주 남서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풍광만큼이나 제주의 아픈 상처가 남아있는 오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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