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활동은 지속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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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언, 서귀포문화원장·수필가

지금 우리는 빛이 다 빠져나간 먹물 같은 어둠속에서 어디론가 향하는 듯하다. 코로나19에 이어 오미크론까지 성행하면서 내일을 향한 우리의 삶은 멍석처럼 말아버린 아픔을 느낀다.

요즘 같은 영혼의 진동이 없는 만남은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인듯하다. 익숙했던 환경에 변화를 맞이하면서 어둡고 긴 터널을 혼자 걷고 있는 것만 같은 막막함 속에서 우리들의 삶은 주름으로 한 줄 한 줄 채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되면서 거의 모든 예술 활동이 중단되고 행사와 창작 활동도 중단되었다. 아직도 예술과 문화는 사회의 필수적인 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저수지에 물이 빠지면 바닥이 지형이 드러나듯 코로나19로 인해 노동과 고용에서의 약자가 누구인지, 누가 사회안전망에 포섭되지 못한 취약계층으로 살아가는지 드러냈다.

예술인의 70% 이상이 사회보장제도에 보호받지 못하고 있은 채 코로나19 국면으로 인해 문화예술 사업이 중단되고 공공기관 지원 사업이 줄어들자 예술가들이 생계는 막막해졌다. 불안정한 일과 소득으로 예술 활동이 불안정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올해 내가 일을 잘해도 내년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매년 이런저런 공공지원 사업에 신청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선정되기 전까지는 한 해의 수입을 예측할 수 없다.

예술 활동 연차가 높아진다고 예술 활동 보수가 많아지지도 않으며 활동 여건이 안정되지도 않는다. 세월이 변화에 따라 예술인 역시 업계에서 새로운 예술가로 교체되는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와 정치는 관심이 없다.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은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도 거치지 못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예술 활동’은 지속될 수 있는가? 예술가로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 대면 공연이 이루지지지 못함으로 인해 예술 활동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게 어렵더라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예술이 아니라 예술가를 지키는 일’이다. 예술가가 생존할 수 있다면 예술은 새로운 예술 발표 형식을 만들어내며 지속될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당황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형태의 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달라져야 하는 것은 예술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찾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창의성을 발휘해 버티는 방법을 찾는 것이고, 정부나 예술계에서는 예술가가 지속적으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문화와 예술은 공공재이다. 예술인들은 자신이 창작물이 시민에게 어떤 위로와 감동을 주고 새로운 문화적 감수성을 전하는 힘이 있는지, 문화기획자는 도시가 가진 결핍과 가능성을 발견하여 도시의 결핍을 가능성으로 채워내기 위한 노력으로 공공재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

예술가가 가진 따뜻한 시선이 사람을 얼마나 위로할 수 있는지 문화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은 기대할 만하다고 본다.

 

 

※이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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