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호텔 폐업 사태와 제주지역경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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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최근 국내 중대형 호텔들이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잇단 폐업을 선언하고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중대형 호텔 7곳이 폐업했고, 주상복합건물 등으로 용도변경 또는 재건축 중이다. 부산지역에서도 해운대그랜드가 폐업한 데 이어 지난달 골든튤립해운대가 폐업했다고 한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가 관광산업의 위기를 조장하면서 전국적으로 호텔 폐업 도미노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지역에서 시작된 호텔폐업 확산사태는 한국 관광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제주지역까지 이미 엄습해서 제주전역으로 번질 기세(氣勢)가 역력하다. 그 파장은 제주관광산업의 현주소를 드러내 보이면서 제주KAL호텔를 제물로 최고조에 이른 느낌이다.

1974년 개업한 제주KAL호텔은 그 이후 제주관문의 랜드마크(landmark)로 알려지면서 한동안 신혼부부와 관광객들이 제주에 가면 한번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로 명성을 누려왔다. 하지만 제주관광 중심이 서귀포시 지역으로 이동하고, 렌터카 이용세가 확산되면서 그 이용자가 줄어들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영난이 겹쳤다.

설상가상으로 2년 전 코로나19 사태는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의 급감으로 제주관광의 불황으로 이어지면서, 2020년 제주KAL호텔 매출액이 반 토막 나고 영업 손실만도 238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올해 연말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만도 2358억 원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5월부터 약 380명에 달하는 직원 고용유지와 차입금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호텔업을 맡을 인수자 물색에 나섰지만 인수희망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모두 주상복합 건물 또는 오피스빌딩을 지을 목적으로 호텔 부지와 건물만 인수하기를 희망했다. 이에 따라 KAL호텔 측은 차입금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호텔 부지와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9월 자산매수 희망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만 매각협상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역 시민단체 반발로 인수희망자 측이 관망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 측은 매각 여건 조성을 위해 불가피하게 오는 5월 31일 폐업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최근 미래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코로나19가 관광 및 레저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진단한다. 그 여파 또한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고 미래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다. 코로나19의 장기화되는 상황이라면 관광과 레저산업의 미래가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를 각자가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차원이든 지역 차원이든, 아니면 개인의 생업차원이든 말이다. 이는 2차 대전 후 자본주의 호황에 힘입어 지구촌 전역에서 성업 중이던 이 산업군(群)이 뜻밖의 복병을 만나 그 미래가 예측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제주당국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마냥 관광레저산업을 지목했고, 관련 투자를 마구 유인해 왔다. 이런 선택의 결과 어쩠든 제주전역엔 관광레저시설들로 꽉 들어찼다. 반면 그들은 미래를 위한 2차 제조업이나 스타트업 등의 유인에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지금 KAL호텔 사태는 한 재벌이 무너지는 소리가 아니라 제주 지역경제의 한 위기국면을 단적으로 징표한다. 상징성이 매우 크다. 차제에 행정은 제주산업구조정책의 새로운 틀을 제시했으면 한다. 6월 지방선거가 그 기회다. 경제 전문가가 도백이 되어 새로운 제주미래를 구상했으면 한다. 학수고대한다.

 

※이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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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22-02-22 12:33:54
기업은 돈을 못버는데 수익이없는데 무상으로 일하는사람 돈주냐 ?
니가 기업총수라도 폐업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