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 아닌데 중산간지역 '물 부족 사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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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지속돼 어승생저수지 수원지인 한라산 Y계곡물 꽁꽁 얼어
겨울철 1일 5천톤 내외 물 유입...어승생저수지 저수용량 15만톤 급감
道 예비 지하수 관정에서 물을 끌어오는 '수계전환' 첫 시행 주목
어승생저수지의 수원지인 한라산 Y계곡의 이끼폭포가 얼어서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 제주일보 자료 사진
어승생저수지의 수원지인 한라산 Y계곡의 이끼폭포가 얼어서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 제주일보 자료 사진

한라산 와이(Y)계곡 물이 얼면서 중산간지역에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강추위가 몰고 온 ‘겨울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수계 전환’을 시행하기로 해 주목된다.

21일 도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최대 저수용량 50만t의 어승생수원지 수량이 최근 15만t으로 급감했다. 어승생수원지에서 취수한 물은 중산간 29개 마을 1만7800여 명에게 공급되고 있다.

어승생수원지의 물의 근원은 한라산 해발 1200m Y계곡에서 흘러들고 있다. 1969년에 설치한 자연낙하식의 7.6㎞의 수로를 따라 어승생수원지에 물을 채워왔다.

지금도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큰 비가 올 때면 하루 5만t의 물이 흘러들지만, 최근에는 1일 5000~6000t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물 부족 원인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최근까지 약 3개월 동안 한라산에 잦은 눈이 내렸고, 영하의 날씨로 계곡물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도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올 겨울 한라산에 비는 오지 않고 눈만 내렸고, Y계곡물이 얼면서 때 아닌 겨울 가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도상하수도본부는 어승생수원지 물 부족에 따른 중산간지역의 제한 급수를 사전에 막기 위해 예비로 확보한 지하수 관정 78공의 물을 어승생수원지로 끌어오는 수계 전환을 시행하기로 했다. 수계 전환은 2020년 10월 서귀포시 강정정수장의 ‘깔따구 유충류’ 발견 당시 검토됐지만, 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계 전환은 도내 전역에 있는 예비 지하수 관정에서 하루 400~500t의 물을 취수, 부족한 곳에 보내는 방식이다.

도내 전역을 연결한 송수·배수·급수관 등 총 길이 5890㎞의 광역 상수도관로를 이용해 물 부족 지역에 물을 공급하게 된다.

도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상수도 광역망 구축에 이어 인공지능(AI) 기반 미래형 상수도 공급체계 구축을 추진하면서 수계 전환이 가능해졌다”며 “단수 없이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첫 시도인 만큼 도민들의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지역 1일 상수도 생산 시설용량은 53만3902t이며, 실제 급수량은 47만7596t이다.

상수도 생산 시설물을 보면 정수장(17곳) 34만3500t, 지하수(308공) 19만402t, 담수장 2곳, 저수지 5곳, 용천수 9곳, 배수지 164곳이다.

제주시 중산간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어승생수원지 전경.
제주시 중산간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어승생수원지 전경.
한라산 Y계곡에 여름철 가뭄이 들 당시 모습.
한라산 Y계곡에 여름철 가뭄이 들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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