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밥상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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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식료품들은 언제나 특별관리 대상이었다. 우리나라에선 한때 귀한 먹거리였던 달걀과 짜장면 가격이 대표적이다. 오랫동안 서민물가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여 왔다.

달걀은 1950년대까지 한 꾸러미가 소고기 한 근 값과 같았지만 1960년대 이후 싼값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국민식품으로 위상이 바뀌었다. 그런 연유로 1965~2019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998% 오를 동안 달걀값 지수는 절반 수준의 상승에 머물렀다.

근래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확산할 때마다 달걀을 귀하신 몸으로 만든다. 그때마다 두 자릿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게 예사다. 심할 땐 수입 조치로 비행기를 타고 건너오기도 한다. 예부터 물가 관리가 쉬운 게 아니었지만 요즘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한국인의 밥상 물가가 미국·중국 대비 3~39배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농축산물 무역거래 플랫폼 트릿지에 따르면 2020년 1월 말 이후로 한국의 밥상은 34.8% 비싸졌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과 중국의 밥상 물가 상승률은 각각 11.3%, 0.9%에 머물렀다.

밥상 물가가 치솟은 이유는 식재료의 공급량은 준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한국의 밥상 재료는 달걀과 김치처럼 주로 국산에 의존하기에 대체품을 찾기 쉽지 않아 가격 상승세를 견인했다.

제주만 해도 소비자물가가 석 달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뛰는 물가에 주부들은 장보기 겁난다고 아우성이다. 무엇보다 서민 식탁과 직결된 신선농산물 등이 치솟고 있어 걱정이다.

▲먹고사는 일(食)은 의(衣)·주(住)와 더불어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다. 우리 속담에 ‘금강산도 식후경’ ‘목구멍이 포도청’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 등의 표현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요즘 이 먹고사는 일에 비상이 걸렸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급등하는 물가에 밥상 차리기 힘겹고,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다. 기름 값이 올라 난방도 걱정이다. 나갈 돈은 많은데 일거리가 줄어 생계를 위협받을 처지다.

예부터 ‘밥은 하늘’이라 그랬다. 그래서 민생을 보살피는 일은 위정자들의 최우선 소임이다. 먹고사는 일이 힘겨우면 민심이 등 돌리는 법이다. 역사가 잘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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