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생활 실천 문화로
탄소 중립, 생활 실천 문화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고여생 수필가

한두 번 듣는 소리도 아닌데 오늘따라 심기가 불편하다. 자가용을 두고 버스 이용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또 약점을 건드린다. 자가운전으로 시내 진입을 못 하는 자의 자기방어일까, 더는 빈정대지 못하게 남편을 향해 일침을 놓는다. 온실가스와 탄소 중립에 관해 관심은 가져봤는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나만의 방식이라며 강하게 나왔더니 은근슬쩍 꼬리를 내린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화석 연료가 주범이기는 하지만, 냉난방 사용과 자동차 운행 시에도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또한, 편하다고 너나없이 사용하는 생활 속 플라스틱도 문제이다. 플라스틱은 분해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여 대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 이산화탄소가 되는데, 그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량만큼 환경보호 활동으로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 탄소 중립이다.

최근 탄소 중립에 대한 인식과 생활 실천 문화 정착을 위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설에만 해도 과대포장 안 된 제품 구매하기, 포장 횟수 적은 제품 구매하기, 친환경 재질로 포장된 제품 구매하기 등 탄소 중립 생활 실천 캠페인이 전개되었다. 작은 실천이지만, 일상에서의 소소한 관심이 녹색 지구를 만드는 디딤돌이 되는 것은 아닐는지. 누구의 책임을 떠나 탄소 중립 생활은 나부터 실천하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겠다.

오는 610일부터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된다. 앞으로는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포장용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 사용했던 컵은 매장에 반환하면 현금이나 포인트로 되돌려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실효성은 불투명하다. 게다가 배달 음식이 늘면서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도 한몫하고 있다. 다회용 배달 용기 사용 확대를 위한 행정지원이 마련되고 있다지만, 이 역시 아직은 홍보가 미흡하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탄소 절감은 확실히 보장된다. 냉방 온도 2도 높이고 난방 온도 2도 낮추기, 쓰레기 발생량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일상생활 실천이 하찮을 것 같지만, 생활 속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만으로도 공기 정화에 필요한 나무 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니 실로 솔깃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탄소 중립 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탄소를 감축하는 것만이 다가오는 기후 변화의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살릴 수 있다. 이제 더는 늦출 수 없다. 탄소 중립 생활 실천 문화라야 지구 위기로부터 인류의 건강과 미래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의 문제가 곧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재인식해야 함을 의미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걸어서 10분 거리이다. 버스 도착 시간쯤 차 대기를 부탁하려다 그만두었다. 오랜만에 마을을 둘러보며 걷는 발걸음이 가뿐하다. 여기저기서 새봄을 마중하는 수선화의 은은한 향은 덤이었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생활 습관, 실천뿐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