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밭 갈아엎은 농심, 근본대책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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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양파 재배농가들이 또다시 시름에 잠기고 있다. 손금이 닳도록 애써 가꾼 농작물 값이 폭락해서다. 급기야 수확을 앞둔 양파 밭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심정이 오죽할까 싶다. 작황은 풍년이지만 농심은 그 반대로 흉년이 들어 바짝 타들어가고 있으니 정말이지 안타까운 일이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제주지부 회원 90여 명은 24일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의 한 양파밭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정부 차원의 제대로 된 수급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저장양파 수매시장 격리, 양파농가 재난지원금 지급, 최저생산비 1만2000원 보장 등을 요구했다. 농가들은 이어 3300㎡ 규모의 양파 밭을 트랙터로 갈아엎은 뒤 제주도청까지 차량 집단시위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서울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제주산 양파 평균가격은 ㎏당 496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05원에 비해 74%, 최근 5년간 시세 1166원 대비 58% 하락한 수치다. 다음달부터 조생양파가 쏟아져 나오면 사정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결국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보니 농민들로선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정부 대책은 창고 보관료 지원 등 미봉책에 불과해 들끓는 농심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게다가 왜곡된 유통구조를 바로잡아야 하는 것도 과제다. 양파만 해도 가격 폭락으로 농민은 ㎏당 150원도 안되는 가격에 출하하는데 국민들은 2000원 이상을 주고 사 먹는 게 현실이다. 농민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잘못된 유통구조를 혁신해야 농산물 값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작황이 좋으면 소득이 올라야 할 텐데 그 반대일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재빨리 수입한다. 반대로 농산물 가격이 폭락할 때는 시장격리 등 미봉책이 고작이다. 이로 볼 때 농사 또한 각자도생의 길을 가야할 때지 싶다. 농가는 적정 재배면적 유지에 협력하고, 제주도정과 농협은 계약재배, 저장시설 확충 등 농가에 부응하는 지원책을 강화하는 게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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