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돌담, 섬 문화자원으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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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돌담은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4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돌담은 예로부터 바람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고 흙과 씨앗의 흩어짐을 방지했다. 소와 말의 농경지 침입을 막고 소유지를 구분하는 역할도 했다. 이런 가치가 있었기에 농업유산으로 인정을 받은 게다. ‘25시’의 저자인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게오르규도 제주 돌담을 ‘세계적인 명물’로 예찬했다. 그만큼 돌담은 독특하고 희귀한 문화유산이다.

제주 돌담은 그 연결된 모습이 흑룡 같아서 ‘흑룡만리(黑龍萬里)’라 부르기도 한다. 외담(한 줄 담), 겹담(두 줄 담), 잣벡담(넓게 쌓은 담) 등 종류도 다양하다. 또한 쌓은 위치에 따라 축담(초가의 외벽에 쌓은 담), 올레담(길목에 쌓은 담), 환해장성(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담), 개담(고기잡이를 위해 쌓은 담), 산담(분묘의 훼손을 막기 위해 쌓은 담) 등이 있다. 이럼에도 돌담의 평균 훼손율이 11%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듯이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체계적인 보전 대책과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돌담학교와 제주돌담연구소가 서귀포시 가파도에서 돌담 복원을 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회원들은 지난달부터 매달 두 차례 섬을 방문해 돌담을 쌓고 있다. 목표 복원 물량이 길이 200~300m, 높이 1~2.5m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여기에 주민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록에 따르면 가파도엔 조선 1750년(영조 26) 때 흑우를 방목하기 위해 ‘별둔장’(別屯場)이라는 국영목장을 설치하고 돌담을 축조했다. 하지만 1840년 12월(헌종 6년)에 영국 함선이 섬에 상륙해 흑우를 약탈하는 사건이 있고 난 후인 1842년 목장이 폐쇄됐다. 지금은 당시의 흔적을 알 수 있는 밑돌만 남아 있다니 안타까움도 든다.

돌담은 척박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은 제주인의 개척정신과 지혜를 담고 있다. 게다가 미학적·경관적 가치도 높다. 가파도 돌담이 문화자원으로 거듭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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