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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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삶과 죽음은 분명히 다른 세계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나라는 존재로 숨 쉬고 살아간다.

생각의 차이가 다를 뿐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이다. 생전에 인연들과 마주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반갑다. 이전에 그랬었구나 하는 정도이고 굳이 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분명히 아는 얼굴이지만 상대편에서 전혀 모르겠다 눈치이고, 가족이거나 친구보다는 누구였던가 기억을 되짚어봐야 한다.

용감하지 못했던 행동은 부끄럽다. 고개 숙여야 하고 응원과 격려는 넉넉하지만 철저히 혼자만의 싸움이다. 어느 순간 있었던 신의 방문은 무릎치는 깨우침이고 아름다움을 찾으라는 목소리는 돌림노래 부르듯 언제나 주변을 맴돌고 있다.

폐지를 줍는 노인에 무거움 짐 속에는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깊은 가르침이 담겨있고, 끼니를 거른 노숙자의 손에 지폐 한 장은 자랑이자 칭찬이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이웃에 대한 연민의 정이 우선이고 뛰지 않는 걸음마를 걸어보자. 눈으로 안 보시는 믿음으로 지금의 소중함을 지켜내자. 겸손하고 낮은 자세 도울 수 있음에 감사함이 그중 으뜸이다.

누구라는 이름은 갑자기 유명세가 아닌 특별한 존재감이다. 앞으로가 어떤가 보다는 전생이 궁금했다. 조금은 가벼운 분위기였고 자신이 470년 전에 조선의 임금 효종이었단다.

굽이졌던 시련의 주인공이고 뜻하지 않게 세자가 되었다가 즉위를 했다고 역사에 남겨있다. 어떤 목적의 환생이냐 질문에 깊은 한숨과 함께 어제 일처럼 또렷이 꾸미거나 보탬이 없었다. 권좌에 올랐지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거추장스러웠고 왠지 모를 불안감은 하루가 힘들었단다.

독선적이면서도 중심이 없었고 거절하지 못했던 후회는 골칫거리 문제의 소지 화근이었다. 좋다 하는 유혹에 곁을 내어줬고 뜻한 바를 이루자 야심은 방해와 견제 발목을 잡아냈다.

지독한 편 가르기는 숨어서 보는 눈치에 적인지 아군인지 구분조차 못해 아무도 없다는 결론은 사납고 거칠게 변해졌고 스스로 약해졌단다. 역시 완성을 향한 과정이다 충분히 공감하고 현실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해진 수순은 아니고 성공도 실패도 장담할 수 없다. 영혼의 입장에서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더 이상 이하도 아니다. 의무와 책임은 짊어져야 할 빚이고 매서운 회초리다.

어떤 결과에도 받아들임이 필요하고 똑똑한 자만보다는 초심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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